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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성 피부 화장품이
민감성 피부 화장품이
당신을 배신할 때

민감성 피부 전용이라는 라벨만 믿고 샀는데, 발라도 피부가 따끔거리고 트러블이 올라와 괴롭다면 주목.
민감성 피부의 SOS
제품 때문일까? 피부 때문일까?
민감성 피부라는 단어가 이렇게 일상적인 키워드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언제부턴가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신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피부 저자극 테스트 완료’, ‘민감성 피부 사용 적합’ 등과 같은 문구가 적힌 라벨을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안전성을 어필한다.
최근 들어 민감성 피부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러한 라벨링을 화장품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이며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피부에 순하다’라는 문구에 믿고 샀던 화장품도 막상 피부에 바르면 순간적으로 화끈거리거나 따갑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트러블까지 올라오기도 한다. 믿고 산 제품이 잘못된 걸까? 아니면 내 피부에 문제가 있는 걸까? 라는 의문만 남은 채 혼란스러웠던 경험,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한 예민하는 에디터 또한 마찬가지. 아직 모호한 의문에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면 이 기사를 눈여겨볼 것. 민감성 피부 전용 화장품이 유독 내 피부에만 잘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에 대한 팩트 체크, 자극 없이 더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스킨케어 가이드를 준비했다.

Q1. 피부에 순하다는 그 크림, 왜 내 피부에선 따가울까?
무자극, 민감성 피부 사용 적합 테스트를 거친 민감성 피부 화장품에는 대부분 민감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특정 성분(알코올, 향료 등)들이 배제되고 민감한 피부에도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다. 이에 단순히 제품이 맞지 않다기보다, 피부가 손상된 상태이기에 느낄 수 있는 자극이거나, 피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피부에 안전한 성분임에도 피부가 따끔거리고, 화끈거림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화장품을 바른 후 발생하는 ‘신경 말단 수용체의 과민 반응’, ‘pH변화’, ‘성분에 대한 민감성’ 등에 의한 피부 반응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신경 말단 수용체의 과민 반응
민감성 피부는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장벽이 손상된 상태로 마치 구멍난 방패와 같다. 장벽이 손상된 피부는 표면이 거칠어지고 각질 세포 사이의 결속력이 약해져 외부 물질에 대한 방어력이 낮아지는 반면 투과성은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피부에 화장품을 바르면 제품 속 보습 성분이나 유효 성분이 무너진 각질층의 틈새로 빠르게 흡수되어 피부 깊숙한 곳의 신경 수용체를 자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습 성분인 히알루론산, 글리세린 등은 주변의 수분을 끌어당겨 피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구멍이 난 틈새로 급격하게 들어가면서 피부 속 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이를 피부가 따가움, 화끈거림과 같은 통증으로 인지하게 되는 것.
pH변화
또한 건강한 피부와 달리 민감성 피부는 알칼리성에 가까운 pH이기에 손상된 장벽 회복을 위한 약산성 화장품이 피부에 닿으면 pH변화가 일어나면서 일시적인 따가움을 느낄 수 있다. 피부가 정상적인 pH상태로 돌아가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인 것. 피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현상일 수는 있지만, 만약 자극이 과도하게 느껴지거나 적응 기간이 지났는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잠시 사용을 멈추고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
특정 성분에 대한 민감성, 양날의 검
또 다른 이유로 특정 성분에 대한 개인적인 민감성 반응일 가능성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민감성 피부 회복을 돕는다고 알려진 일부 성분들도 개인에 따라 자극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피부 진정, 재생에 효과적이라 알려진 알로에베라, 병풀추출물의 경우에도 민감성 피부 전용 제품에 자주 사용되지만 개인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가려움이나 붉은 반점을 유발할 수 있다. 식물 고유의 플라보노이드와 탄닌 성분이 피부에 히스타민 반응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 진정을 위해 바른 성분이 민감성 피부에게는 오히려 작은 자극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 고분자 히알루론산 성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분자 구조의 특성상 바르면 완전히 흡수되지 않고 표면에 남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과민 반응을 일으키거나 건조한 환경에 피부가 노출될 때 오히려 피부 속 수분을 빼앗아 피부가 더 건조해지면서 따끔거림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도 식물성 에센셜 오일, 미네랄 오일, 페트룰라툼 등 광물성 오일, 특정 보존제 성분 등이 개인에 따라 알레르기나 민감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민감성 피부가 피부 전문가의 처방 없이 새로운 제품을 사용할 경우 사용 전 반드시 소량의 테스트를 통해 피부 반응을 확인하고 성분 목록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Q2. 민감성 피부 화장품으로 바꾼 후 오히려 트러블이 더 올라오는 이유?
민감성 피부 전용 화장품으로 바꿨는데, 며칠 사용해 보니 안 나던 트러블이 올라오는 이유. 이는 피부장벽의 방어기제에 따른 피부 변화와 민감성 피부 회복을 위해 함유된 성분과의 충돌로 발생하는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장벽이 무너지면 피부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어 기제를 작동한다. 예를 들어 장벽 손상으로 인해 피부 속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피지선을 활성화하여 유분을 더 많이 분비하게 된다. 이로 인해 피지가 더 쉽게 모공을 막아 뾰루지나 트러블이 올라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도 한다.
민감성 피부를 위한 화장품에는 손상된 피부장벽 복구를 위한 세라마이드, 필수지방산 성분을 비롯해 피부 보호막을 형성하는 유성 성분(페트롤라툼, 미네랄 오일, 시어버터 등)이 함유된 경우가 많다. 이런 성분들은 수분 증발을 막아 보습에는 효과적이지만 유수분 밸런스가 불안정한 시기에 해당 성분이 더해져 모공을 막으면서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
더불어 손상된 피부의 경우 새로운 성분이 들어오면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이를 침입자로 인식해 일시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붉어짐, 가려움, 따가움 등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피부라면 이러한 반응이 약하게 나타나지만 민감성 피부의 경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신경 말단이 과도하게 활성화된 상태이기에 그 반응이 더 격렬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 이에 심한 경우 모낭 주변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단순 좁쌀여드름을 넘어 붉고 아픈 뾰루지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새로운 화장품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피부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트러블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퍼징(Purging)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수일 내에 진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용 초기에 뾰루지가 올라온다고 해서 무조건 제품이 안 맞는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적응기를 가진 후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 사용을 중단해도 늦지 않다.
단, 새로운 제품을 사용할 때는 민감도가 낮은 귀 밑이나 팔꿈치 안쪽에 소량을 바른 후 24시간 후에도 이상이 없으면 적은 양으로 시작해 조금씩 사용량을 늘리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Q3. 민감성 피부 진정을 위한 쿨링 진정 겔이 때로 내 피부에 화끈거리는 이유?
민감성 피부를 위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쿨링 진정 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겔을 바른 순간 피부가 화끈거리며 붉어지는 등 오히려 불편해졌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다. 성분표만 보면 피부에 순하고 진정을 돕는 제품임이 분명한데, 왜 이런 역설이 일어날까?
이는 단순히 성분에 대한 민감 반응이라기보다는 겔이라는 제형적 특성과 피부의 생리학적 반응이 겹치면서 발생하는 문제라 볼 수 있다. 겔 제형은 수분 함량이 높은 특성상 피부에 바른 직후 휘발이 빠르게 일어난다. 겔이 휘발되는 과정에서 피부 표면의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신경수용체가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
민감성 피부는 온도와 통증에 반응하는 통각수용체(TRPV1)가 예민해진 상태이기에 시원하다고 느껴져야 할 작용감을 뜨겁다는 신호를 과장되게 보내면서 화끈거리는 자극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반응은 피부장벽의 손상도가 심할수록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겔 제품은 특유의 젤리 같은 텍스처를 만들기 위해 증점제, 가용화제가 첨가되는데 이 성분들이 때로는 미세한 자극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민감성이 심한 피부의 경우 작은 자극이 작열감과 같은 불편함으로 느껴질 수 있다.
자극 없이 쿨링 진정 겔 사용하는 TIP
겔 타입 제품을 사용할 때는 얇게 여러 번 레이어링 할 것. 한 번에 많은 양을 두껍게 바르면 겔이 휘발되는 과정에서 피부가 갖고 있던 수분이 더 빠르게 증발하게 되어 화끈거림이 더 커질 수 있다. 또한 차갑게가 아닌 약간 시원한 온도로 적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쿨링감을 주기 위해 냉장고나 냉동고에 보관한 후 피부에 바로 적용하면 혈관이 순간적으로 수축됨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혈관을 확장시켜 오히려 따끔거림을 유발할 수 있다. 민감성 피부라면 쿨링이 목적이더라도 적당히 서늘한 곳에 보관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겔 사용 시 단독으로 피부에 적용하기보다는 세럼을 바른 후 그 위에 겔을 바르거나, 겔 적용 후 세라마이드, 스쿠알란 기반의 보습 크림 또는 시트 마스크를 레이어링하여 올리면 휘발로 인한 자극을 막고 작열감을 완화할 수 있다.
쿨링 진정 겔은 즉각적인 수분 공급 및 진정에는 효과적이지만, 민감성 피부의 근본적인 문제인 열감과 자극으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장벽 회복을 돕는 스킨케어 솔루션이 병행되어야 한다. 단, 각질 제거, 레이저 시술 후 또는 피부가 유독 예민한 시기에는 겔 타입 제품이 평소보다 더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에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Q4. 똑같은 화장품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데, 왜 갑자기 피부가 뒤집어지는 걸까?
피부 컨디션은 수면 부족,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계절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시시각각 변한다. 때문에 평소 잘 맞던 화장품이라도 피부장벽이 약해진 민감성 피부에게는 자극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사용하던 화장품을 잠시 중단하고 최소한의 스킨케어만으로 피부를 진정하고, 피부 컨디션이 회복될 수 있도록 피부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만약 환절기나 생리주기 등 특정 시기에만 해당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시기마다 스킨케어 루틴을 간소화해 피부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여러 성분이 복합적으로 함유된 제품보다는 단일 성분 위주의 제품부터 시작해 피부에 가해지는 자극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Q5. 민감성 피부를 위한 클렌저, 보습제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민감성 피부를 위한 클렌저나 보습제를 선택할 때는 성분은 기본, 제형과 제품의 pH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클렌저의 경우 클렌징 과정에서 피부장벽이 손상되거나 과도한 각질, 피지 제거로 인한 수분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성 계면 활성제가 함유되지 않은 약산성 클렌저, 밀크나 크림 타입의 클렌저 사용을 권장한다.
피부가 많이 건조하고 당기며 따끔거린다면 더 리치하고 부드러운 밤 타입 클렌저를 사용해도 좋다. 민감성 피부의 스킨케어는 단순한 보습만으로 해결되지 않기에, 피부장벽을 복구하고 자극으로 인한 염증 반응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장벽 회복 및 무너진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줄 보습케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과 같은 지질 성분이 함유된 제품으로 손상된 장벽을 재건하고, 히알루론산 등과 같은 보습 성분으로 피부 속 수분을 채워 피부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이때 세라마이드가 함유된 제품과 더불어 피부의 방어 기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라마이드 EOS와 세라마이드 EOP를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전구체 역할을 하는 리놀렌산이 함유된 해바라기씨 오일, 포도씨오일, 로즈힙오일, 햄프씨드 오일 등의 성분도 눈여겨볼 것.
글
by 이혜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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