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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시대예고 Ⅸ]
[박정현의 시대예고 Ⅸ]
Neurological Beauty 2 신경미학의 시대

신경미학
얼마 전 글로벌 C브랜드와의 미팅을 가졌습니다. 에스테틱을 과학으로 증명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는 프랑스 본국의 R&D담당, 각국의 지점장들과의 미팅이었는데, 주제는 제 표현대로라면 ‘신경미학’이었습니다. 제가 에스테틱의 미래를 신경미학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물리적 터치를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신경학을 에스테틱에 접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에스테틱 자체가 신경미학입니다. 결국 모든 현상을 수치화된 데이터로 증명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의 과학이 현재의 수준일 뿐인 것처럼 우리의 일도 계속 증명해내야 하는 일이기에, 현장에서 우리는 고객을 터치하는 매순간이 실험과 증명이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감각하여 움직이는 존재
감각신경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감각하지 못한다면 사람은 어떤 운동 명령도 내릴 수 없습니다. 모든 신경학적 Feedback의 시작은 감각으로부터입니다. 그런데 감각을 대다수 담당하는 피부 근막, 이를 다루는 뷰티 테라피 분야 전문가들이 유독 신경미학을 증명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의료계는 말할 것도 없고 세일즈, 마케팅, 브랜딩, 피트니스, F&B의 모든 분야에서 앞다투어 도입하는 뉴로사이언스. 물리적으로는 이들 중 가장 즉각적으로 신경 회로를 움직이는 우리가 이 시대의 화두를 왜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지, 안타깝지 않으신가요.

Sweet Pain의 실체
테라피 진행 과정에서의 통증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3차신경은 통각을 감지하는 뇌신경 제 5번입니다. 일반 사람들이 3차 신경을 인지하는 경로는 주로 오랜 편두통이나 알 수 없는 치통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3차 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거나, 3차 신경에 대상포진이 발병하였을 경우입니다.
한번 발병하면 매우 높은 확률로 재발하기 때문에 지병이 됩니다. 3차 신경은 완전한 감각신경입니다. 다시 말하면 3차 신경은 우리가 두경부로 여러 감각을 받아들이는 가장 첫번째 감각의 통로라는 이야기입니다.
3차 신경은 시각을 책임지는 눈, 후각을 책임지는 코, 맛을 책임지는 입을 통로로 귀 주변에서 강력한 교통의 잼을 이룹니다. 피드백 사정 상 먼저 감각하고 그 감각이 위험한 것인지 안전한 것인지 즉시 판단하여 미주신경 경로로 회로를 연결합니다. 3개의 가지를 가졌기에 3차 신경이며, 5번 신경이기에 V1, V2, V3로 칭합니다.
만일 얼굴의 3차 신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날아오는 공이나 돌을 피할 수도, 상한 음식을 냄새 맡고 이를 거부할 수도, 치아의 통증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가 감지하는 통증의 종류를 즉각 감지하여 경추를 따라 내려가 미주신경에게 말을 건다는 것입니다.
미주신경은 위험을 감지하게 되면 즉각 방어 태세가 되어 구역질을 하거나 뱉어 내거나 눈물을 흘리게 하도록 각각의 주요 뇌신경들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종국에 가서는 앞이나 뒤쪽의 미주신경을 작동하게 하여, 위험에 대처해서는 전투태세로 돌입하거나 안심하여 행복하고 안정적인 태세를 갖추도록 합니다.
테라피스트 입장에서 3차 신경은 내가 얼굴 관리를 할 때 어떤 자극으로 고객에게 위험신호가 아닌 행복의 신호를 주게 만들 것이냐, 그리고 오직 촉지 시 압력을 감지하는 피부의 머켈세포를 예술적으로(커스터마이징 터치를 이렇게 부르겠습니다) 자극하여 고객에게 안심과 행복감을 주어 세로토닌을 분비하도록 자극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3차 신경이 일을 하고 나면 표정을 담당하고 운동을 담당하는 7번 신경이 작동합니다. 표정은 그래서, 진실의 순간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고객의 오래된 표정근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감정의 표현이 달라져 얼굴이 변화하는 것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얼굴의 근육은 마구 문지르고 사이즈를 줄이는 대상일 수 없습니다. 신경미학적 테라피가 아니면 절대 바뀔 수 없는 얼굴 변화의 비밀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저는 이런 통각의 자극 중 안심과 행복과 기대를 선사하는 Pain을 Sweet Pain이라고 부릅니다. 여러분이 관리 중에 고객을 터치할 때 때로는 강한 압을, 때로는 부드러운 터치를 리드미컬하게 만들어갈 때 고객에게 퍼지는 행복한 미소를 발견한 적이 있으신가요?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은 복부에서 분비되니 복부마사지를 하라는 등의 일차원적인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해야 하지 않을까요? 고객의 머켈세포를 잘 다룰 수 있는 테라피스트만이 강력한 힐링을 제공할 수 있고 절대 나의 터치를 잊을 수 없도록 에스테틱(미학)을 실현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고객은 여러분의 터치를 공격으로 느낄까요, 안식으로 느낄까요?”

신경미학은
아는 만큼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웬만해서는 에스테틱, 뷰티 테라피를 하는 사람에 대한 전문적 기대가 크지 않습니다. 조금 불편하지만 어쩌면 높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직업이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여러 직업 중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물리적으로 가장 빠르게 감각신경을 포함하는 체성신경계 그리고 자율신경계를 눈앞에서 다루는 사람들이 테라피스트이기 때문에 만일 테라피스트가 신경미학을 인지하고 고객을 터치한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 증거는 고객의 테라피에 대한 피드백에서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손이 너무 좋으세요”, “손이 왜 이렇게 부드러우세요?”, “느낌이 너무 좋고 시원해요”, “아프지 않고 부드러운데 시원해요” 등의 피드백을 받아 보셨다면, 고객이 가장 먼저 감각하는 테라피스트의 손과 그 손의 적절한 터치감의 정도로 그 시간이 이로운지 불쾌한지를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고객과 테라피스트 사이의 소통의 ‘관문’입니다. 사람마다 통증을 입력하는 값이 다릅니다. 이것을 Nociception이라고 합니다. 고객의 노시셉션의 수준을 잘 알아차리고 경영하는 테라피스트가 좋은 테라피스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무엇보다 섬세해야 하고 정확해야 하는 것이 테라피이며 그 감각을 조율하고 고객의 반응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테라피스트이며 결과로 도출해 내는 것이 좋은 테라피입니다.
사람의 몸은 정보 그 자체입니다. 정보라 함은 입력된 감각의 실체입니다. 한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살고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말을 듣고 어떤 것을 보고 살아왔는가가 정보이며 그 정보의 총합이 사람입니다. 그런 외부정보로부터 제법 안전하게 깊숙이 존재하여 쉼 없이 정화되고 있는 뇌척수액은 그래서 정보 값이 가장 뉴트럴하고 깨끗합니다.
어쩌면 이 생명의 물인 척수액이 잘 보존되도록 항상성을 유지하며 순환하는 것들이 혈액을 비롯한 림프 같은 순환계 및 여타 계통 그리고 조직들 기관일 것입니다. 어쩌면 미래의 테라피스트가 하는 일은 무너진 조직의 항상성(균형)을 위해 올바른 자극으로 지속적인 신호를 중추신경계에 보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신호를 규칙적으로 받아 스스로 균형을 잡도록 말입니다.
균형이 무너진 상태의 모든 기관과 조직은 과도하게 부풀거나 염증이 생기거나 부족하여 허하거나 하는 문제가 생기며 그것이 어떤 정보이던 스스로 정보 값을 이해하고 있어야 ‘건강의 수정’이 가능합니다. 반드시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며 그것을 알려주고 균형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 중 하나가 테라피스트입니다.
테라피를 받는 고객과 테라피를 하는 사람의 사이에는 에너지의 교류(전기적 교류)가 일어날 뿐만이 아니라 절대적인 교감이 일어납니다. 이 교감은 얼굴에서는 피부근막에 말단이 분포된 3차 신경으로부터 전달된 감각을 받아 미주신경으로 전달되는 안전과 행복에 대한 안도감을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이 모든 것은 사실 몇 초안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고객을 맞이하고 눕히고 터치를 시작하는 순간까지의 모든 행위가 환대이며 이 단계에서 이미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금 다른 차원의 뇌 인지
얼굴과 달리 몸은 조금 느리게 반응이 일어납니다. 중심이 아니면 즉각 뇌로 가지 않기 때문에 척수로 보내지고 대뇌로 가는 수순을 밟게 됩니다. 고객이 잠이라도 들고나면 이 신호도 더 느려집니다. 그래서 가장 빠르게 뇌로 피드백을 보내는 방법을 다양하게 연구해야 합니다. 그 중의 하나가 스트레칭입니다. 그 중에서도 고객이 가장 결핍으로 느끼는 부분인 ‘림프’를 집중하여 하는 스트레칭이 고객의 안전 인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얼굴과 달리 몸은 비교적 ‘목적형 관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이 목적한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빠르게 힐링합니다. 즉 안전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근막 통증, 슬리밍, 셀룰라이트 등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신경미학을 간과한다면 팬덤은 커녕 장기 고객을 만들 수 없습니다.
사이즈를 줄이고 그 시간 반드시 고객과 소통하고 수치로 보여주고 인지하게 합니다. 고객에게 결과의 입력 값을 넣어주는 것도 강력한 ‘뇌 인지’입니다. 목적형 관리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그 순간의 결과 공유입니다.
높은 수준의 테라피스트가
높은 수준의 매니아를 만난다
고객의 수준이 높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직업이 될 수도 있고 학력이 될 수도 있고 삶의 윤택함의 수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높은 수준의 고객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테라피를 사랑하고 테라피의 결과를 원하되,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정확히 아는 고객’ 이런 고객이 테라피에 대한 메타인지가 되어있는 고객입니다.
근자의 라이프스타일 마케팅은 경계 없는 시장입니다. 2025년 현재 에스테틱과 스파의 경쟁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병원입니다. 병원은 이제 더 이상 아프면 가는 곳이 아니라 늘상 드나들며 예방의학 예방미학을 실천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고객이 더 신뢰하는 대상이 병원이라면 액티브에이징을 실천하는 50, 60대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우리와 시간을 나누어야 하는 대상은 병원이며, 의료인들의 마케팅은 유튜브, Sns등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마케팅입니다. 그렇다면 병원에서 다양한 피부, 성형 시술을 결정하고, 치료를 결정하여 도수나 물리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면서도 테라피를 받으러 오는 고객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신경미학입니다. 즉, 병원보다는 훨씬 더 큰 감정적 안정감을 주는 곳이 스파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에게 ‘내 인생을 책임질 테라피스트’라는 말을 듣는 다면 여러분은 성공한 테라피스트입니다. 높은 수준의 테라피스트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증명하기 위하여 매순간 관찰하고 기록하고 성찰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공부한 것을 매일 풀어낼 대상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지 않으신가요?
에스테틱은, 그 자체로 미학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뉴롤로지컬 뷰티’-신경미학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미래는, 이를 통찰하는 이들에게만 열릴 것입니다.


글
Expert 박정현
사진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