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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은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에 의미가 있다. 건강하니까 아름다워 보일 뿐이다.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결국은 살을 빼야 한다. 지방 연소가 필수라는 뜻이다. 지방을 연소한다는 것은 에너지 대사가 유연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유연한 에너지 대사

이는 매우 중요한 컨셉이다. 혈당이라고 하는 것은 마치 체온과 같아서 널 뛰듯 들쑥날쑥 해선 안 되고, 건강한 범주 이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사람이고 그게 안되는 사람이 당뇨 환자다.

체온이 너무 오르면 고열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고, 반대로 체온이 너무 내려가도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 있듯, 혈당도 마찬가지로 건강한 범위 이내에서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혈당이 너무 높으면 당뇨지만 너무 낮으면 저혈당 쇼크다.

당뇨는 천천히 죽고 저혈당은 바로 죽는 차이만 있을 뿐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단 음식을 조금 먹었다고 해서 혈당이 치솟거나 운동을 좀 했다고 해서 혈당이 떨어지는 식으로 혈당이 널을 뛰며 불안정한 환자들이 있다. 이는
인슐린 저항성의 특징인데, 에너지 대사가 유연하지 못해서 그렇다.







혈당이 안정적인 사람은 식욕이 폭발하지 않는다. 혈당이 널을 뛰다 보면 혈당이 푹 꺼질 때가 있다. 그때 식욕이 폭발하기 때문에 혈당이 안정적인 사람은 애초에 그럴 일이 없다. 당연히 식욕이 폭발할 일도 없다.

또한 배도 덜 고프다. 그렐린이나 렙틴 호르몬과 같이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들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허기짐을 덜 느끼게 되고 장기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단식을 해도 문제가 없다. 반면 간헐적단식을 시도해 보는데 12시간만 지나도 너무 배가 고프거나, 도저히 16시간을 넘길 엄두가 안나는 이들은 혈당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혈당이 자주 오르다 보면 인슐린 호르몬도 자주 나온다. 분비된 인슐린 호르몬은 우리 몸에게 살을 빼지 말라고 명령한다. 그것이 인슐린 호르몬의 역할이다. 그래서 인슐린은 살을 찌우는 호르몬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들은 인슐린이 자주, 많이 분비된다는 뜻이고, 그럴 경우 살을 빼기가 어렵다.







살 빼는 순서
인슐린을 방치한 채 억지로 살만 뺀다? 될 리도 없겠지만 살이 빠진다 해도 심각한 건강 문제들이 유발된다.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거나, 몸에 돌이 생길 수 있다(요로결석, 담석, 췌장염 등). 콜레스테롤 수치도 올라간다.

그러니 순서가 중요하다. 우선은 인슐린 저항성을 되돌리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러면 체중도 결국은 정상을 찾아 간다. 감기에 걸리면 체온이 올랐다가 회복하면서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운동을 하면 혈압이 오르지만, 쉬면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다. 체중도 이와 다를 바 없어,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다 보면 체중도 정상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당뇨병을 고쳐낸 이들은 체중도 정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인슐린 호르몬의 과다 분비를 막아서 우리 몸이 지방을 연소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유연한 에너지 대사’를 의미한다.
에너지 대사가 유연하다는 뜻은 포도당 뿐만 아니라 지방도 연료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먹는 지방 뿐만 아니라, 팔뚝과 뱃살의 지방도 연료로 사용한다. 필요와 상황에 따라 포도당을 사용했다가, 지방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에너지 대사가 유연하지 못하고 포도당에만 의존하는 경우, 두 시간마다 배가 고프거나 입이 심심해서 과자가 됐건, 견과류가 됐건, 커피가 됐건 뭔가를 자꾸 집어먹게 된다.

혈당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항상 높은 것이 아니라 저혈당 상태가 자주 발생하기도 하고, 그때마다 식욕이 폭주한다. 못 먹으면 손이 떨리고 어지럽다. 그래서
다이어트의 기본은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순서다.







극단적인 식이요법이나 다이어트를 할 필요없이, 하루의 첫 끼를 채소로 시작해 포만감을 주는 것도 좋고, 본 브로스나 달걀, 소고기와 같은 고단백 식단으로 시작해도 좋다. 당지수가 높은 과일의 경우(특히 갈아 마시는 과일 주스는) 인슐린저항성을 되돌리고 살을 빼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아침 식사로는 부적절하다.

과일 주스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나쁜 음식은 없다. 음식은 맥락에 따라 먹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없는 사람이 운동을 하기 위해 과일 주스를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을 되돌리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기 때문에 아침 첫 끼부터 과일을 섭취하는 것은 피하라는 뜻이다.

씨리얼이나 베이글, 식빵처럼 옥수수나 밀가루와 같은 곡물을 피해야 한다. 단순당이 잔뜩 들어간 가공식품도 당연히 피해야 한다. 특히 씨리얼의 과당은 혈관을 망가뜨려 동맥경화, 심장마비, 뇌졸중의 주범이다. 아침부터 그런 음식들을 먹으면서 건강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살을 빼려면 결국은 소식을 해서 지방 연소가 일어나야 하는데, 소식을 실천하기 좋은 방법이 간헐적단식이다. 뻔히 알면서도 식욕조절이 어려운 이들은 계피, 레몬, 애사비(식초)가 식욕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금치, 브로콜리, 당근처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채소들도 도움이 되며, 충분한 소금을 먹어 주는 것이 좋다. 잘 보면 소금이나 채소 모두 미네랄이다. 특히 마그네슘이 중요하기 때문에 마그네슘 정도는 보충제로 추가해도 좋다.

체중 감량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유연한 에너지 대사’를 회복하는 것에 먼저 집중해야 건강과 다이어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가장 옳은 방법이다.







 
Expert 조한경
사진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