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T SOLUTION
[최경규의 행복학교] 행복을 바라는 치유 상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 모든 학문이 공부하는 형식은 다를 수 있지만, 그 결론은 바로 내가 그리고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임은 분명하다.
행복을 바라는 치유 상담
모든 학문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나의 주관적인 답은 바로 행복이다. 집을 짓는 건축학도 인간이 편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고, 맛있고 몸에 좋은 음식을 연구하는 식품영양학 역시 인간의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행복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며, 더군다나 삶을 배우는 철학도 행복이라는 귀결점을 가진다.
이런 행복이란 대명제 앞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같은 생활의 반복, 비슷한 패턴으로 살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며 살고 있지는 않을지.
난 치유 상담을 하는 전문가이다. 내가 하는 일이 특별하기는 하나 그리 거창한 일은 아니다. 남들보다 인생에 관한 책을 조금 더 많이 보고, 마음이라는 문제에 대하여 조금 더 생각하고 책을 쓰며, 마음이 어지러운 사람들을 도와 상담하는 것이다.
거창하진 않을 법한 이러한 일들 속에서도 감사하게 나의 도움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내가 진행하는 치유 상담의 공통점은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반복되는 생각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만드는 일이다. 우울함이란 늪에 빠진 사람은 자기 생각, 그 자체로 세상을 만들고, 미래를 어둡게 그리며 절망하고 포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행복을 위한 바른 질문
얼마 전 나를 찾은 50대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그녀의 삶이 우리 현대인들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느껴보며 당신의 오늘도 조용히 살펴볼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
“박사님, 저는 열심히만 살았지, 가정에 대해서는 무심했던 것 같아요. 남편은 있어도 그냥 같이 사는 사람일 뿐이죠. 최소한 지금은 그런 거 같아요. 아이들이 대학 졸업하면, 그때 여유를 가질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말이죠. 결혼 후 수십 년이 흐른 오늘, 가정이라는 느낌이 거의 없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늘 짜증만 나고, 같이 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메말라가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질문, 나지막한 목소리였지만 간절함이 묻어난 떨림 속에서 나는 잠시 커피잔을 들며 생각에 머물다 대답 대신 그녀에게 3가지 질문을 하였다.
하나, 가족이란 울타리는 있지만, 그 안에 온기는 없어 보여요. 제가 다시 물어보죠. 울타리가 중요한가요, 온기가 중요한가요? 요즘 아이들, 저희 때와 달리 독립심이 강해요. 그래서 부모라는 울타리에 너무 마음을 두지 마세요.
무엇을 해주어야 한다는, 부모는 반드시 이래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으세요. 그 대신 가족이란 온기를 울타리에 넣어 보세요. 부모는 신이 아니에요. 힘들 때는 가족들에게 나 힘들다고 말하세요. 그래야 그들도 알 수 있습니다.
그늘에 혼자 감추는 눈물로 당신의 수고를 알아주는 사람은 없어요. 그러니 안아달라고, 조금 쉬면 어떨지, 다른 어떤 방법이 좋을지 함께 이야기해보세요. 그러면서 가족은 더 따뜻해지는 법이니까요.
둘, 서로의 즐거움을 찾아보세요. 당신은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그 돈을 왜 벌고 있는지 생각해보셨나요? 노후에 편히 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들 시집 장가 보내기 위해서?
당신이 한 모든 답에 ‘오늘’이라는 시점은 빠져있어요. 모두 미래를 위한 생각과 계획으로 오늘은 무시되고 희생되어 보여요. 오늘의 당신은 행복하지 않아도 되나요? 50대 행복의 가치와 80대의 가치 비중이 다른가요? 그렇지 않지요. 가족이 행복해질 시간을 한번 찾아보세요.
제가 아는 어떤 가족은 모두 바쁘게 살아도 일 년에 한 번은 꼭 함께 여행을 가요. 한 명씩 가고 싶은 곳을 정해서 말이죠. 이번에는 막내가 가고 싶다는 제주도를 이틀 만에 다녀 왔더라고요.
셋, 가족회의를 해본 적이 있나요? 예전 저희 부모님들은 의무적으로 한 달에 한번 가족회의를 하였어요. 지난 한 달 있었던 일에 대하여 그리고 앞으로 한 달의 계획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하고 미처 몰랐던 사실에 대하여 공감하고 응원해주는 시간이었지요.
그때는 다소 구시대적 발상이라 싫어하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른 요즘 더욱 생각이 나요. 가족끼리 식사시간에도 핸드폰을 바라보고 말없이 있다가 각자 방으로 들어가는 세상, 더욱 대화가 실종된 환경에서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이고, 알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일 수 있지요. 그래서 한달에 한번, 찐 가족회의를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마세요. 사람은 본능적으로 보상을 바라는 동물이라 쉽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내가 어떤 것을 해주었다면 그것으로 잊어버리세요. 이 일을 내가 해주었으니 아이들이 더 좋아지겠지, 내가 이 사람을 위해 희생하였으니, 반드시 이 정도는 다음에 해줄 거라는 마음을 먹는 순간, 당신이 전하려 했던 그 마음의 온도와 색은 달라집니다.
그리고 상대도 그 사실을 언젠가는 알게 됩니다. 내 마음이 행복해지는 순간은 누군가에게 해 준 바로 거기까지만 입니다. 더 이상 진도가 나가면 그때부터는 당신이 한 일에 당신의 감정이 쫓기게 되지요. 상대가 알고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보너스입니다.
세 가지 나의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연신 끄떡이며 맑은 눈빛으로 나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사람이 힘들 때 해결할 수 있는 근원적인 방법은 스스로에게 바른 질문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질문은 마음의 여유가 있고 힘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래서 치유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바른 질문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내게 연락하는 이유인 듯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 모든 학문이 공부하는 형식은 다를 수 있지만, 그 결론은 바로 내가 그리고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임은 분명하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오늘이 행복으로 물들길 바라본다.
글
Expert 최경규
사진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