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T SOLUTION
[최경규] 힘이 들 때, 나를 지키는 법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에서 사람 간의 관계, 인연이라는 문제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
사람과 사람 그리고 인연의 때
얼마 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무엇인지에 대한 통계자료를 본 적이 있다. 평화나 사랑과 같은 말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사람’이라는 단어가 1위를 차지하였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에서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때’라는 말이 2위를 차지하였다.
저 사람은 어떨까?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사람과 사람 간의 인연이란 어떻게 시작되고 마무리될까? 생각해 보니 사람이라는 말이 참 많이도 쓰인다. 이번 칼럼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 간에 좋은 관계로 그리고 서로 발전적인 관계로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인연이라는 때를 어떻게 기다려 보면 좋을지에 대하여 말해보고자 한다.
먼저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라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1차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왔기에, 함께 하는 문화에 익숙해져 왔다. 농번기(農繁期)에 힘을 합쳐 일을 도와주고, 집안 대소사가 있으며 이웃들이 멀리 있는 사촌들보다 살뜰한 마음을 더 보태어 희로애락을 함
마음의 초점이 타인에게 있으면 우리는 항상 삶에서 결핍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정서적 결핍이든, 경제적 결핍이든 말이다. 내 마음에 주인이 없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우리는 타인과 건강한 거리를 두어야 하고,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 쉽게 말해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내가 쉬고 싶을 때 당당히 오늘은 쉬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몸이 기업이고 움직이는 회사이며, 삶이란 연극의 주연배우로서 함부로 몸을 쓰지 않아야 하고 마음을 쉽게 나누지 않아야 한다. 께 하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렇게 담벼락조차 없는 밀착형 사회구조에 기반을 둔 문화라 그런지 우리는 때로 필요 이상, 남을 많이 의식한다.
타인은 타인일 뿐이다
사람들은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내 마음을 주면, 타인도 나의 마음과 같은 온도로 대해 줄 거라는 믿음 말이다. 그래서 잘해주고도 상처를 받는 경우를 많이 본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진리를 깨닫고, 삶에서 잊지 않는다면 타인에 대하여 그리 많은 비중을 두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큐피드의 화살이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의 눈을 가릴 때,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작은 아픔쯤이라며 사랑으로 극복하려고 한다. 이제는 변해야 할 때가 왔다. 감정이 메마를 수 있을지 몰라도 타인을 내 마음에 너무 오랫동안 담아두려 한다면, 오히려 본연의 마음이 부패되고 변형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러니 사랑한다고 해서, 내 마음을 다 주었다고 해서 기대하지 마라, 준 것을 잊어버려야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만남은 가벼워야 한다
취중이라도 입 밖으로 내뱉는 말은 천금과 같이 무거워야 한다. 말이 가벼워서는 사람과의 관계가 깊이 가지도 못할뿐더러,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좋은 관계의 또 다른 정의는 남들에게 털어놓지 않는 심중의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말이란 서로의 믿음을 가늠하는 기준이기에 무거울수록 좋다.
하지만 관계란 그만큼 무거우면 소유라는 이름, 집착이라는 부제(副題)로 기억될 수 있다. 사업적인 관계이면 산뜻하게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일 처리하면 된다. 중심이 되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일들은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만남과 관계에 집중될 때 주종의 역할이 바뀌어 일조차 제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만남은 가벼워야 부담이 없어지고 사업도 깔끔해지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마음에는 사랑이라는 식지 않은 불씨가 아직 타고 있다면, 그래서 당신의 마음이 때로는 지옥으로 변하기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더 이상 다가서지 말고 시간에 맡겨두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가올 인연이면 당신 곁으로 말없이 올 것이고, 떠나갈 사람이면 지워야 할 인연인 것이다. 그 시간에 자신에 집중하라. 내가 좋아하는 옷을 사고,기분 좋을 곳으로 여행을 떠나다 보면 더욱 가벼운 만남을,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