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T SOLUTION
[배원규] 닥터배 피부 이야기 피부 장벽 이야기
왜 코로나 바이러스는 피부로 전파되지 않을까? 이유는 인체의 보호 기관인 피부 각질의 천연 방어 기전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장품은 피부에 흡수될까?
왜 코로나 바이러스는 피부로 전파되지 않을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COVID-19)로 불리는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삶은 유례없이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는 요즈음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점막 등을 통해서도 인체로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피부를 다루는 입장에서 한 번쯤 가져볼 수 있는 생각, 바이러스라는 것은 피부를 통해서 우리 몸으로 들어올 수는 없는 걸까? 이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피부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피부를 둘러 싸고 있는 외부 환경과 그 환경 속에 있는 외부 물질들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피부에 대해서 간략히 이야기를 해보자. 피부는 몸 안쪽부터 근육 위쪽이 피하지방 - 진피 - 표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이번 호에는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표피는 피부의 최외각층에 위치하고 있는 피부인데, 다른 기관에 비해서 그 중요성이 알려진 것이 비교적 최근이다.
일례로 각질을 들 수 있는데, 2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각질이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기관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였다. 특히 목욕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아시아군에서는 때를 미는 행위로 주기적으로 각질을 제거하는 문화가 있을 정도이니 우리가 이 각질이라는 기관에 대해서 얼마나 잘 모르고 있는지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독감 및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바이러스는 우리 피부 주변에 또는 공기 중에 항상 떠돌아 다니는 외부 물질인데 우리는 왜 감염이 되지 않는 걸까? 결론은 바로 각질이 아주 훌륭한 물리적, 화학적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피의 세포층들이 바깥방향으로 세포들을 밀어내면서 각질층으로 세포가 이동하게 되고, 이들이 건조되면서 각질층의 중요한 재료가 된다. 이는 물리적으로 아주 튼튼한 막을 형성하게 되고 우리 몸의 최외각, 최전방에서 훌륭한 방어막으로 작용하여 외부의 좋은 물질이든, 나쁜 물질이든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
왜, 이토록 우리 피부는 장벽을 형성하고 있을까?
본 칼럼이 의학 칼럼은 아니니 의학적인 내용은 다루지 않겠지만, 피부를 업으로 하는 우리가 알아야 하는 점은 분명히 있다. 바로 바이러스의 물리적 크기이다. 무슨 이야기냐면, 바이러스는 어떠한 물리적인 크기를 가지고 있는 물질이다. 뉴스에서 흔히 그림으로 표현하는 둥근 물체가 있고 그 표면에 결합 부분이 묘사된 그림을 보았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그림이 표현하는 것처럼 실제로 특정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 크기가 각질을 통과할 만큼 충분히 작지 않기 때문에, 피부를 통해서 몸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인간은 수십 만년을 통해서 진화를 거듭해왔고 앞으로도 진화해 나갈 존재로, 바이러스와 같은 유해한 물질들이 쉽게 통과되는 피부를 가지고 있는 개체들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존하지 못했고, 튼튼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개체들은 계속해서 진화의 흐름에서 살아남아 현재의 우리가 된 것이다.
피부는 흡수기관인가? 아니면 보호기관인가?
계속해서 표피, 그중에서도 각질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 피부는 흡수기관인가? 아니면 보호기관일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보호기관이다. 피부는 흡수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외부 물질들은 피부로 흡수 되지 않는다.
그럼, 우리가 약국에서 사는 크림은 어떨까? 이러한 약학제재는 당연히 흡수되어야 한다. 아니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우리 피부는 흡수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흡수가 안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약을 바를 때는 그 피부가 손상된 피부라는 전제이다.
즉, 화상을 입었거나, 아토피, 건선 증상이 있거나, 넘어져서 상처가 났거나, 여드름이 난 상황 등은 표피가 망가진 상황들이 대부분이다. 즉 표피의 최전방을 맡고 있는 각질층이 손상되었기 때문에 크림 속에 들어있는 약물이 쉽게 전달되는 것이다.
더불어, 물리적인 크기가 특정 크기 이하로 작고 기름에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면 건강한 피부라도 흡수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인데, 각질층도 물리적인 방어막이기 때문에 이 방어막을 잘 통과할 수 있는 물리적인 크기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지면의 한계로 더 자세한 내용은 ‘500달톤의 법칙/500Da rule’이라고 검색해 보길 추천한다. 대신 식약처에서 발간한 보고서의 일부분을 발췌해서 우리 피부를 잘 통과하고 잘 통과하지 못하는 기준에 대해서 인용하고자 한다.
화장품은 우리 피부에 흡수될까?
자, 그러면 이제 위의 질문이 궁금해질 수 있을 것이다. 피부는 아주 훌륭한 방어막이라고 해서 웬만하면 외부 물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매일 바르는 화장품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여기서 먼저 생각해볼 점이 있다. 바로 매일 바르는 화장품, 그중에서도 기초 제품들이 흡수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점이다.
근대적인 의미에서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은 그 시초로 ‘바세린’을 대부분 이야기한다. 1859년에 미국의 화학자인 로버트 체스브로(Robert A. Chesebrough)가 석유에서 추출한 페트롤리움 젤리를 정제해 상처치료제를 개발했고, 이를 이용해서 1870년에 회사를 설립해 이 상처치료제를 ‘바세린(Vaseline)’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출시했다.
바세린의 웹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바세린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는데, 바세린의 기름 성분이 흡수되어서 우리 피부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름막, 즉 상처가 나 기능이 망가진 피부에 천연 유수분 막을 대신 형성해 줌으로써 상처가 아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바세린의 기름막이 몸속의 수분이 증발되는 것도 막고, 외부로부터 유해한 물질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바르는 대부분의 기초 제품들은 흡수의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표피의 천연 유수분막을 보완하는 역할이 그 본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기초 제품에 어떤 좋은 성분이 들어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행동인가 알 수 있는데, 기초 제품은 내 피부의 상태에 맞는 유수분 밸런스를 잡아 줄 수 있는 제품이 최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피부로 흡수되어야만 하는 기능성 화장품
피부에 바르는 제품, 즉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잘 맞춰줄 수 있는 제품이 1900년대 초와 중반까지 시장을 지배했다면, 90년대를 시작으로 2000년대는 기능성 화장품이라는 제품군이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자, 그렇다면 이 기능성 화장품의 다양한 성분들이 우리 피부의 천연 방어막인 각질층을 과연 통과하여 진피층까지 도달할 지가 궁금할 것이다.
세상 모든 물질에 대해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 업계에서 내세우고 있는 기능성 성분들의 대부분이 고분자 물질임을 감안할 때, 피부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인류 진화의 과정을 거처 완벽에 가까운 물리화학적 방어막이 된 각질을 통과할 기능성 화장품 성분은 감히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조금만 피부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쉽게 내용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기능성 화장품의 역사를 보게 되면, 그 시초는 약물성 화장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약물성 화장품은 반드시 화장품으로서 피부보호와 피부기능을 유지하는 제품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능성 화장품과 그 결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Cosmeseuticals라는 단어는 1970년대 말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피부병전문의 알버트 클라이만(Albert Kligman) 박사가 그 시초인데, 화장품(Cosmetics)과 약물(Pharmaceutical)을 합성한 단어이다. 그는 화장품 중에서도 피부병 치료 작용이 있는 약용 성분을 첨가한 것을 Cosmeseuticals라고 불렀고, 화장품 산업이 성장하면서 함께 자연스레 함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알버드 클라이만 박사도 단순히 피부에 도포하는 것으로 이러한 성분들이 흡수되지 않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기능성 화장품, 또는 기능성 성분들은 물리적으로 피부 각질을 뚫고 진피 또는 피하조직까지 넣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때 사용되는 도구가 바로 주사기(Injection)이다.
피부에 기능성 성분을 어떻게 넣을까? 스킨부스터란?
기능성 화장품의 성분들을 피부 각질을 통과시켜 진피로 전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주사기의 바늘을 이용해서 물리적으로 피부 각질층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유럽의 피부 관리 방법 중 하나로 ‘메조테라피’라는 것이 있고 2000년 초반에 유럽에서 미국, 한국 등 전세계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주사기를 활용하여 기능성 화장품의 원료를 피부로 넣는 방식은 주로 피부과에서도 활용되지만 의사들은 진단과 치료에 전념하고 보통은 기능성 화장품을 주입하는 시술은 스파 또는 에스테틱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해외와 다른 국내 의료법에 의해서 스파나 에스테틱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현재는 피부과에서 의사만이 합법적으로 피부 관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의료법에서는 표피 아래층인 진피(혈관이 존재)는 의사 면허 소지자만이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많은 스파, 에스테틱에서 주사를 사용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갈바닉, 초음파, 마이크로니들(MTS) 등의 다양한 도구 및 장비를 활용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직접 주사하는 방식에 비해서 공인된 기술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여전히 많은 과학자 및 공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는 과정에 있는 기술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고, 다시 말해서 완성된 기술은 아닌 것이다.
역시 지면의 한계로 주사기를 대체하고자 하는 다양한 약물 전달 기술 및 장비들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을 기약해야 하지만 이러한 장비들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Conclusion
이번 칼럼을 정리해 보면, 바이러스 이야기로 시작을 했지만 결국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바로 표피의 최외각층인 ‘각질층’이었다. 이 각질층을 포함하고 있는 표피층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우리는 화장품이라는 제품을 만들어 유수분 밸런스를 잡아주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많은 에스테틱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것만 해도 우리 피부는 아주 좋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미용 목적의 기능성 화장품 시대가 열렸고, 고가의 화장품이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현재 피부 관련 종사자들도 너무나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에 노출되어 있고 과연 이러한 기능성 화장품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기능성 화장품 성분들은 표피를 통과하여 진피 또는 피하조직까지 전달되어야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단순히 바르는 행위로는 절대 흡수시킬 수 없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할 것이다. 우리 피부는 흡수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표피가 망가진 경우는 예외이다.
우리가 피부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할 때, 피부와 피부에 덧바르는 기초 화장품,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고객의 궁금증과 질문에 더욱 정확한 정보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이번 칼럼이 여러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