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N
무더위와 장마철에도 살아남는 스킨케어 방법

폭염과 폭우를 오가는 한여름 날씨 속에도, 불쾌지수 없이 한결 같은 피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폭염은 뜨거운 열기를, 폭우는 꿉꿉한 습기를 남긴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 불쾌지수가 정점에 다다른지 오래, 피부 역시 고통받기 마련이다. 뜨거운 태양이 쏟아낸 열기에 피부가 붉어지고 샘솟는 땀과 피지로 끈적이는 것도 모자라 여드름과 모공이 거슬리고 피부가 탄력 없이 축 처지는 느낌이 든다.
무더위에 이미 지칠 대로 지친 피부, 쏟아지는 비가 더위를 잠시 식혀주는 장마철마저도 방심할 수는 없다. 숨이 턱턱 막힐 만큼 눅눅한 습기에 피부가 오히려 예민해지기 쉽고 체내 수분 균형이 깨지면서 부기가 나타나거나 심할 경우 염증성 피부 문제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외부 환경에 맞추어 내부 기능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특성이 있는데, 특히 피부는 신체의 가장 바깥을 둘러싸고 있는 ‘감각’ 기관으로 외부 환경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며 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여름철 높아진 온도와 습도에 피부는 직격탄을 맞게 될 수밖에 없는 것. 더욱이 올여름 폭염과 집중호우 등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르기에, 여름철 온도와 습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스킨케어 전략이 시급하다.


피부는 외부 환경에서 비롯된 자극을 감지하고 이에 반응하는 감각 센서를 지니고 있다. 이 중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감각 센서는 진피층의 신경 말단에 위치하며, 온각 수용체(루피니소체)와 냉각 수용체(크라우제소체)를 통해 특정 온도에서 따뜻함과 차가움을 느끼게 된다.
신체는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내부 온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는데, 이때 피부가 체온을 조절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피부가 감각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의 온도를 감지, 이후 신경계의 신호 처리 과정에 따라 일련의 생리적 변화를 유발하는 것. 예를 들어, 주변 환경의 온도가 높아지면 피부 아래 모세혈관이 넓어지면서 혈류량이 급증하고, 땀을 흘리는 발한 작용을 통해 피부 표면으로 내부의 열을 방출하게 된다.
피부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정 온도는 약 31~33℃로, 특히 한여름 직사광선 아래에서는 피부 온도가 금세 40℃ 가까이 치솟을 수 있다. 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피부는 모세혈관의 열 방출 기전에 따라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피부 표면이 붉어지고, 열 자극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타는 듯한 작열감과 통증까지 겪을 수 있다.
혈관의 수축과 이완 작용이 반복될 경우, 혈관벽이 느슨해지면서 혈관 밖으로 혈장 단백질 등이 새어 나가 염증 반응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또한 땀과 피지 분비가 증가하면서 유수분 밸런스가 파괴되고 여드름이 폭발하거나, 경피수분손실(TEWL)이 가속화되어 탈수 및 속당김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콜라겐 분해 효소인 MMP의 발현이 증가하여 피부가 탄력을 잃고 깊은 주름과 노화의 흔적이 남기도 한다.

열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태양빛 뿐만 아니라 피부 온도를 높이는 환경에 대한 노출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은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하다면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를 써 자외선에 피부가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또는 목덜미에 쿨링 넥 밴드나 패치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자외선에 인한 열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사용, 이때 자외선을 흡수하여 열 에너지를 방출하는 유기자차 대신 반사형 필터인 무기자차나 혼합자차를 선택하도록 한다.
더불어 과격한 운동이나 뜨거운 물로 세안하거나 샤워하는 습관, 잦은 음주나 매운 음식 섭취, 스마트폰 장시간 노출, 스킨케어 시 압을 가하는 마사지 동작 등을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체온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온도의 물에 10~20분 간 짧게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것은 수승화강(水昇火降) 원리에 따라 전신 순환에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참고할 것.

건강한 피부는 땀과 피지가 뒤섞여 약산성 pH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피부 온도가 높아지면, 땀과 피지 분비량이 증가하면서 피부 표면의 pH가 산성에 가까워진다. 때문에 pH 5~6.5 사이의 세정력을 겸비한 미산성 클렌저나 이를 웃도는 pH 8~10가량의 약알칼리성 클렌저를 선택하면 도움이 된다.
잔여감 없이 과잉 피지와 노폐물을 말끔히 클렌징할 수 있기 때문. 세안 직후 타월로 남은 물기를 꼭 닦아내고, 약산성 토너로 피부 결을 정돈한다. 이때 뜨거운 열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차가운 물로 클렌징을 하는 것은 금물.
피부가 붉고 뜨거운 상태에서 차가운 물을 끼얹으면,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오히려 붉은 기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 온도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따뜻한 정도의 미온수를 사용하면, 모공 속 피지와 노폐물을 깨끗하게 제거할 뿐만 아니라 막힌 피부 호흡을 뚫어 한결 맑아진 안색을 기대할 수 있다.


얼음을 피부에 직접 대거나 피부에 닿는 즉시 빠르게 휘발되면서 쿨링감을 주는 알코올(변성알코올, 에탄올 등) 성분을 사용하는 극한의 쿨링 케어는 오히려 피부열이 심부로 내려가 피부를 더욱 붉게 만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원한 온도를 감지하는 냉각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붉게 달아오른 피부를 빠르게 쿨다운시키는 멘톨, 멘틸락테이트, 자일리톨, 에리스리톨 등이나 모세혈관 확장에 의한 염증성 징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알로에베라잎, 캐모마일, 아줄렌, 라벤더, 병풀, 약모밀 추출물 등을 스킨케어에 추가할 것.
텍스처로는 차가운 셔벗, 수분을 머금은 젤이나 크림, 뿌리는 스프레이 그리고 시트 또는 고무 모델링 마스크가 제격이다. 이때 얼굴과 데콜테 중심으로 림프 드레니쥐를 적용하면 정체된 체내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가슴 정중앙과 뒷목, 두피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얼굴로 열감이 치솟는 현상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피부 온도를 직접적으로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뜨거운 열기로 인해 피부 속 수분이 고갈되지 않도록 유수분 밸런스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보습 케어가 필요하다. 과도한 피지는 조절하되 즉각적인 수분 공급으로 피부 속 수분 레벨을 높이면서 이들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보습막을 한 겹 씌우는 것이 핵심이다.
피부에 충분한 수분감과 적당량의 유분기가 공존할 수 있도록 글리세린, 글리코사미노글리칸, 히알루론산, 필라그린, 판테놀과 같은 친수성 천연보습인자(NMF) 성분을 베이스로, 그 다음 세라마이드, 지방산, 식물성 콜레스테롤, 스쿠알란 등 지질 성분을 레이어링할 것. 이때 가벼운 질감에서 무거운 질감 순으로 바르는 순서와 시간차를 두어 완전히 흡수시키면 피부 컨디션을 편안하게 안정시킬 수 있다.


습도는 공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수증기의 양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날씨가 습하다는 것은 공기 중에 수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습도는 기온에 따라 공기의 습윤 정도가 달라지는 상대습도에 가까우며, 온도 변화를 고려했을 때 주변 환경의 상대습도가 약 40~60% 정도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연평균 상대습도는 60~75%로, 한여름에는 70~75%로 매우 습하며, 장마철에는 연중 최고치인 80~90% 가까이 치솟는다. 문제는 상대습도가 높을수록 온도 변화에 대한 우리 몸의 임계치가 낮아지면서, 실제 온도가 높지 않더라도 열 자극에 대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온이 높아지면 우리 몸은 혈관을 확장하고 땀을 배출해 열을 내보내는데, 습도가 지나치게 높은 환경에서는 대기 중 이미 수분 함량이 과다해 땀이 공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지 못하고 열과 함께 계속 쌓이게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성장과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모공을 막아 발생하는 염증성 여드름이 빈번하게나타날 수 있다.
물론 공기 중 수분이 피부에 직접적으로 침투할 수는 없지만, 상대습도가 지나치게 높은 환경은 이와 맞닿아 있는 피부 장벽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습도가 높을수록 피부가 수분에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각질세포의 탈락이 촉진되어 각질세포 사이 간극이 넓어지고, 결국 정상적인 피부 장벽에서 발견되는 층상 구조가 소실되면서 피부가 더욱 예민해지게 되는 것.
게다가 단순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성 피부를 넘어, 체액 중 여분의 수분과 노폐물이 정체되면서 피부가 붉어지고, 농이 차고, 아픈 염증과 잘 붓는 부종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비가 쏟아지면서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는 장마철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이기에,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실내 환경에서 온도와 함께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도록 한다. 여름철 실내에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적정 상대습도는 40~60% 정도로, 제습기를 사용하거나 냉방을 위해 에어컨을 가동하면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까지 함께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이때 에어컨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해 피부에 직접 쐬거나 내외부 환경 간의 온습도 차이가 매우 큰 경우, 피부 속 수분 증발을 가속화할 수 있기에 지나친 냉방은 피하고 가습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 21~23℃ 기준 습도는 50%, 24℃ 이상인 경우 40% 정도로 적정 온습도를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한다.

습도가 높으면 보습 케어가 따로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습한 여름철에도 적정 수준의 보습 케어는 필수다. 단, 유분 함량이 과도하거나 밀폐 효과를 지니는 크림, 오일 제형보다 가볍고 산뜻하게 흡수되는 매티파잉 타입의 세럼, 젤, 에멀전을 사용, 평소 바르는 양에서 1/3가량은 덜어내는 것이 좋다.
글리세린, 알루론산, 폴리글루타민산, 소듐 PCA, 판테놀 등으로 공기 속 수분을 피부로 끌어당겨 탈수 현상을 방지하는 동시에 아미노산, 펩타이드 성분을 사용해 각질세포 사이의 빈틈을 채우면 외부 자극에도 흔들림 없는 피부 컨디션을 완성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보습 성분과 함께 과도한 유분을 흡착해 피부를 깨끗하게 정화하고 보송보송한 마무리감을 선사하는 매티파잉 파우더가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마철 환경적인 요소로 인해 피부에 가해지는 자극과 손상을 현실적으로 모두 차단할 수는 없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항염 스킨케어. 스킨케어 시, 뛰어난 항염 효과를 지닌 피토케미컬 성분이나 미네랄과 미량원소가 풍부하게 함유된 해조류 및 해양생물 유래 성분, 각종 유해 미생물에 대해 직접적인 항균 및 세포 내 염증 반응에 관여해 항염 효과를 발휘하는 항균성 펩타이드(AMP) 성분을 선택할 것. 이외에도 수분 정체로 인한 염증성 피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내 염증 수준을 높이는 일상 속 습관에 주의하도록 한다. 특히 단 맛 위주의 식습관은 한의학적으로 습한 기운을 지속시키며, 체내 인슐린 및 염증 수치를 증가시키고 장내 미생물을 파괴시킬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정체된 체액을 배출하고 순환을 원활하게 해 수분이 한 곳에 머무르지 않도록 흘러 보내야 한다. 밖에서 들어오는 습기는 땀을 내어 배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이때 38~42℃가량의 따뜻한 물로 10~20분간 반신욕을 하면 심부 체온을 높여 땀과 함께 체내에 쌓인 수분과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심신을 편안하게 릴랙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네랄이 풍부한 솔트나 주니퍼베리, 사이프러스, 제라늄, 유칼립투스, 페퍼민트, 레몬 등 조직 내 순환 기전을 활성화하는 아로마 에센셜 오일과 함께 사용하면 전신에 걸쳐 정체된 체액의 흐름을 촉진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더한다. 입욕 직후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과 미네랄, 전해질을 보충하기 위해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마실 것. 이때 차가운 음료를 마시게 되면, 냉증이 지속되어 습기가 빠지지 못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글
by 차유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