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스페셜 상품과 매거진을 저렴한 가격에 받아보세요!

구독신청하기

[이지연] 테라피스트는 어떤 가치관과 신념으로 업에 종사해야 하는가

2023.03.24





 
십 수년간 국내외 테라피스트로 경험을 축적하면서 이 업을 진심으로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현재의 에스테틱 업의 아픈 현실을 함께 직시해보고자 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봉사하고 치유하는 테라피, 그리고 이를 행하는 테라피스트라는 진정한 가치를 놓치지 않길 바라며.




테라피, 테라피스트, 그리고 소비자
심리치료 분야를 비롯하여 에스테틱, 이제는 일상에서 흔히 표현되는 ‘테라피(Therapy)’, 이 테라피란 무엇일까? 치료 또는 요법이라고도 번역되는 용어의 어근인 그리스어의 ‘Therapeia’ 는 ‘봉사’를 의미한다.

즉 고대의 치료는 ‘봉사’를 의미하고 있다. 현재 의학적 사용뿐만 아니라 미용적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기에 과거보다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테라피는 대중들에게 어떤 인식으로 자리 잡혀 있을까? 하는 본질적인 궁금증을 갖게 된다.

한 번쯤 ‘테라피란 무엇일까?’란 본질적인 궁금증을 가져 본 종사자라면, 자신을 테라피스트로 이야기해도 좋겠다. 그렇다면 테라피를 전하는 테라피스트는 어떤 가치관과 신념으로 임해야 하며, 제공받는 소비자는 어떻게 테라피를 인식할까?

테라피스트로서 해외 현장에서 10년 넘는 시간을 활동한 경험과 더불어 국내 에스테틱을 경영하며 소비자들이 테라피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게 되었고, 과거 제품 회사 교육 총괄 이사로 근무하면서 국내 테라피 수준을 체감할 수 있었다. 현재 테라피스트에게 교육을 전하며 느낀 점들을 여과 없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에스테틱, 테라피스트의 현 주소

피부(미용) 국가 자격증의 진입 장벽이 ‘나이 18세’라는 낮은 허들에 쉽게 도전하고 취득하며, 취득한 자격증으로 누구나 에스테틱을 오픈할 수 있다는 것에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위엄은 떨어졌다.

에스테틱 운영에 난관을 겪으며 폐업을 선택하는 많은 이들을 보았고, 마케팅을 이용한 포장을 통해 실력을 감추며 운영 중인 일부 에스테틱 현 시장을 마주하면서 이 직업군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다.

국내 현존하는 무수히 많은 제품사의 대표와 교수진을 만나 미팅을 진행하면 테라피스트의 견해를 알리려는 의도와는 달리 대화의 종지부는 어느 정도 판매할 수 있는 교육인가의 판매성 또는 수익성으로 종결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 안에서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테라피스트 또한 제품 회사에 기대어 눈에 보이는 단발성의 피부 변화를 홍보하기 바쁜 현실. 단순화된 이미지 한 장으로 즉각적인 피부 변화를 기대하며 마법 같은 관리만 찾는 소비자들을 볼 때면 이 업계의 어두운 내면을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은 에스테틱이라는 업을 삶에 녹여 애정 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걱정할 법한 일이 아닐까 싶다. 결국, 피부고민을 갖고 에스테틱 문을 두드린 소비자에게 상처를 주게되는 형태이자 조금 더 과장을 보탠다면 기만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비자는 편협된 정보 속에서 에스테틱을 선택할 때 기준조차 단단하지 못한 채 눈에 띄는 임상에만 치중되어, 피부에 얼마나 많은 손상을 입히는지, 내 피부를 문제성 피부로 지칭하는 이유에 대한 속 시원한 해답은 얻지 못한 채 마법 같은 관리만 원하는 현실이다.

시작점이 어디서부터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내 피부 상태를 깊이 있게 알려고 하지 않고 타인에 의해 해결하려 하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그로 인한 인식 때문에 피부 관리실을 운영함에 있어 멋스럽게 포장만 잘 해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일부 그룹들이 생겨나는 것이 아닌지 꼬집어 본다.







미용실에 예를 들어 보면 그곳에서는 수석 실장의 타이틀, 원장, 점장이라는 직함이 분명하게 존재하여 헤어스타일의 경우 직함이 높은 디자이너에게 맡겨야 손상도가 적고 헤어를 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소비자는 명확히 안다. 그렇기 때문에 초보 디자이너의 경우 경력과 직함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을 연마하며 자기 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

1인 에스테틱 창업이 확대됨에 따라 시작과 동시에 ‘원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소비자들은 경험이 필요한 초보 원장인지, 경력자의 원장인지 바로 구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피부 유목민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이곳저곳을 다녀보고 내가 원하는 니즈대로 단순히 피부 반응이 줄어들면 잘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반복되는 피부 반응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는 것보다 그 순간 지우개처럼 지워버리고 싶은 욕심의 마음과 심리를 조금은 내려놓아야 한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자.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다고 모든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술 부위가 덧나거나 재발하지 않도록 유지와 회복을 위해 환자가 해야 할 부분은 명확하게 존재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임상을 보고 에스테틱을 방문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사진의 이미지 한 장으로 나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발걸음을 한다.

단순히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급급하게 쫓아가게 된다면 고민하고 있던 부분들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크나큰 상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에스테틱 전체에 대해 불신이 생긴다는 것에 있다.







사람이 사람을 치유하는 테라피, 전문가의 상담법

테라피는 사람이 사람을 치유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체를 다루는 공간 안에서 테라피스트가 지녀야 하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소비자를 사람과 사람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것.

앞에 마주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 봐야 하고 그 사람을 사랑해야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사람의 신체 일부를 만지고 그로 인해 사랑이 전달되는 과정과 삶을 응원해주는 동기부여까지 치유 과정인 것이다. 그것을 소비자는 상담에서 느낄 수 있다. 이례적으로 동일시되는 상담을 통해 스스로를 깨닫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상담은 언제나 시각화가 되어야 한다.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일 뿐, 이것이 문자로 된 설문지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에스테틱의 설문지 글들과 상담자의 말속에서 좀처럼 와닿지 않는 이야기들을 흘려 듣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음식을 만들더라도 레시피 책을 펼쳐 보는 것보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단계가 빠르게 이해되는 것처럼 때론 영상이 문자보다 강렬하다.

나만의 화장법 또는 패션은 장문의 글보다 한 편의 영상이나 사진이 메시지를 남겨주는 것처럼 시각화가 되어야 만 확실히 배우고 깨달을 수 있다. 두꺼운 매뉴얼이 짧은 영상 하나를 못 이기는 이 시대에 현재 텍스트로만 전하는 상담의 소통은 과연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될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튜브 공동 창업자인 조그카림이 ‘동물원에 있는 나’라는 19초 분량의 영상을 시험 삼아 올린 것은 2005년 4월 23일.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의 유튜브는 블랙홀처럼 전세계의 콘텐츠를 빨아들였다. 한달 접속자 19억명, 하루 접속자 3,000만명, 하루 시청 동영상 50억개, 1분당 업로드 동영상 300시간.

이대로 가다 가는 유튜브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경 심리학자 매리언 울프가 10년 전 펴낸 ‘책 읽는 뇌’는 이렇게 시작한다. “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기적적인 발명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발명’이라는 것이다.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에 출현한 것이 10만 년 전이고, 문자가 발명된 것은 대략 8,000년 전이다. 인류는 애초부터 글을 읽는 DNA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문자의 힘이 생겨나고 읽기의 힘이 쌓이면서 인류 문명은 발전하기 시작했다. 발전에 문해력은 후천적인 성취이다. 문해력이 테라피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글을 읽는 뇌의 회로 안에는 은하수 별들 만큼이나 많은 연결이 있다.

단어 하나를 읽을 때마다 수천, 수만 개의 뉴런 신경 세포들이 활성화되는데 글을 읽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우리는 비판적인 분석력과 독립적인 판단력이 감퇴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일부 학자들은 말한다. 감정의 변화가 감퇴하고, 그로 인해 우리의 생각이 퇴화된다는 것은 결국 발전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한다.

많은 정보를 검색 한 번에 찾을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것이 정보로 인지되었을까?”라는 물음표에 자신 있게 맞다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짧은 시간에 습득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럼으로 테라피를 전하는 테라피스트는 테라피를 이해시키기 위해 읽기의 힘을 길러야 하며 읽는 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시각적인 요소들로 표현했을 때 정확한 전달이 가능하다. 읽기의 힘은 곧 퇴화되지 않는 발전이기 때문에 손으로도 당연한 결과 값을 내야 하지만 상담에서도 마주하는 사람에게 도움되는 이야기들을 전하며 인풋과 아웃풋이 같아야만 전문가의 상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운명으로 만난 테라피스트라는 업의 진정한 가치

이 직업을 선택한 것은 필연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운명이라는 말의 개념을 모르고 쓴다. 운이라는 글자는 움직인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운명도 그렇다.

이리저리 돌다가 어디에 부닥친다는 말이다. 운명은 꼭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는 필연이 아니고,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는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에서 어디에 부딪히느냐에 따라 운이 좋고 나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운명은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복권을 lottery라고 하는데 운이란 말을 동반한다. 운으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많은 돈을 받아서 유용하게 쓰면서 복된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재화의 화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많다. 지금의 에스테틱 상담을 운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복권에 당첨되는 것처럼 달콤한 말들로 재화의 가치를 만들기 위한 상담을 하는 이들이 있다. ‘운용지묘존호일심’이라는 말은 법칙이나 기계 또는 사람을 잘 부려서 미묘한 효과를 거두는 것은 오직 마음 하나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마음의 작용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방증하는 말이다.

어느 사람이 힘이 넘쳐 바윗돌을 움직일 수 있다 하여 옮기고 나면 다음 단계의 일에는 힘이 미치지 못한다. 우리의 테라피에 마음을 담아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객이 재화의 화를 느끼지 않고 상대를 원망하지 않으려면, 그 사람의 삶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상담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운명이라는 단어의 개념은 자신이 개척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테라피스트의 개척은 마주하는 사람을 위해 수많은 경험의 가치를 배우고 몸소 느껴보며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돌려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그 안에서 운이 따르고, 재화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또한 노력 없이 얻는 결과는 없다는 것이 팩트가 아닐까 싶다. 테라피를 하면서 죽음과 행복, 만족 등의 많은 감정들을 나눠보았다. 결과가 쉽게 나지 않을 때는 이 일을 왜 해야 하나, 팔자타령을 하고, 운이 왜 이렇게 없을까 탓하기도 하는데 필자는 운을 다르게 믿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운은 꿈을 이뤄주는 행운이 아니라, 나를 그만큼 다스리고 개척하는 일을 매일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답이었다. 이 직업에서 성공을 이루고 싶은 이유가 단지 재화의 가치만이 아니라 이 안에서 사람을 얼마나 많이 도와주고 봉사할 수 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사람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달콤한 말들로 꼬시는 것이나 화려한 포장지로 영향력을 보여 주는 게 아니다.

내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사랑하는 모습이 비쳐야 한다. 상담은 결코 매출을 일으키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소비자는 에스테티션에게 투자한다고 생각해야 하며, 그 투자에 어느 정도의 수익률 즉, 만족도로 돌려줄 수 있어야 하며 그 사람의 삶에서 유익한 정보와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일을 만들어내야 한다.

돈으로만 사람을 판단하고, 저가의 관리라고 해서 그 사람을 저가의 사람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테라피스트의 자부심은 관리의 단가적인 비용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삶의 태도를 보여야 하는 것. 조금은 무겁고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장인이 인정받는 이유는 한 평생 그 분야에 최선을 다해 파고들고 분석한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연과 필연 사이에서 곡예를 하고 있는 것이 세상살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연에 비탄하고 필연에 환희하면서 공존하고 공생하면서 내 운명을 판단하는 게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평생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 공유 페이스북
  • 공유 네이버

Related Article

with STAR 뷰티앤뷰 쇼핑몰 뷰티앤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