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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규] 최경규의 행복학교 노화를 늦추는 법

2022.08.03





 
세상 쉬운 것만 하다 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람이 단순화될 수 있다. 때로는 힘들더라도 지식이 담긴 책을 찾고, 선인들의 지혜를 빌리는 일이 어쩌면 요즘 같은 시대 가장 현명하게 노화를 늦추는 방법일지 모른다.




쉬운 것은 쉽게 잊혀지는 법

세상에 쉬운 일이 있을까? 공부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느꼈던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을 먹으면 되었고,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와 소꿉놀이 친구들과의 시간 위에서 흐르는 하루는 평온하기만 하였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무엇을 얻기 위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세상 공짜가 없다’는 말은 진리에 가까운 말처럼 들린다. 지금 눈에 보이는 달콤함이란 게으름이 나중에는 어떤 모습으로 역습해 올지 모르는데, 우리는 편함을 바라하고 촉각적인 반응에 쉽게 동요한다.

필자 역시도 불혹의 나이를 거쳐, 지천명의 나이가 되면 하늘의 뜻을 모두 알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였지만 때로 무식하기 이를 때 없다는 자조 섞인목소리를 낼 때가 있다.







정보가 지혜로 인식될 수도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안다’는 것은 때로는 지혜와 동일시 되기도 한다. 얼마 전 강의를 마칠 무렵 한 분이 질문을 건넸다. “요즘 유튜브가 참 편한데 굳이 책을 볼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유튜브로 20분이면 어지간한 내용은 다 파악이 되잖아요. 그리고 재미도 있고요. 굳이 힘들게 책을 산다고 서점에 가서 돈을 쓰고, 더군다나 작은 글씨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듣고 보니 그의 말이 이해는 간다.

작년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독서량이 1권이 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보도는 그만큼 독서 인구가 줄었다는 반증이고, 하루 평균성인의 인터넷 사용량이 6시간을 넘는다는 이야기는 유튜버의 영향력이 신문이나 방송보다 더 위력적일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는 듯하다.

필자 또한 유튜브를 자주 보는 터라 이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만큼 세상 편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책에서와 같이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선 서론도 필요 없다. 유튜브는 바로 핵심적인 부분만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준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답만을 찾을 수 있는 장점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는, 어쩌면 인내심이란 부분 역시 퇴화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손가락 위에서 손쉽게 보이는 정보들, 운전하면서도 들을 수 있고, 친구와 술자리 이후, 취기에도 얼마든 들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책을 보기 위해서는 적당한 환경이 필요하다. 너무 시끄럽지 않아야 하고, 술을 마시고 보면 몇 장을 넘기기도 전에 꿈나라로 갈 공산이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준비된 자세가 필수적이다.

이처럼 사전 절차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으로 인한 많은 순기능이 있지만, 배움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점도 많이 남는다. 진정한 배움은 지식과 연결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법정 스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였다.







단순한 내용의 답을 빠르게 원한다면 유튜브도 무방하지만 법정 스님의 말처럼 기억과 지식의 차이는 무척이나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억은 가벼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쉽게 잊히기도 하지만, 매일 자신이 경험하고 익히는 모든 것들은 세포 하나하나에 깃들어 평생을 함께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책을 본다는 것은 글의 행간을 읽음으로써 작가와 함께 숨 쉴 기회를 접하는 순간의 연속이다.







진정한 지식은 형체가 정해진 그릇이 될 수 없다

공자는 군자불기(君子不器)라 하였다. 지식인이란 학문과 덕을 겸비하면서 충분한 경험을 가진 인격자를 말한다. 그래서 그릇처럼 국한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릇은 오직 한정된 물건만을 담을 수 있지만, 군자란 세상 만물을 포용하는 것이다. 즉 진정한 지식을 가지면 우리가 활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넓어지고 삶이 지혜로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필자는 가끔은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당신에게는 세상 제일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기억과 지식의 사이, 쉬운 일과 그렇지 않은 갈림길에서 필자 역시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중국어 공부. 두껍지도 않은 책을 펼치기 전 하루에도 몇 번이나 고민한다.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그냥 듣기만 해도 되지 않냐는 핑계 그리고 지금 사용할 일도 없는데 매일 1시간씩 한다는 것이 다른 바쁜 우선순위의 일들과 내 머릿속에서 충돌하기 때문이다.

변명이나 핑계로 공부를 못하고 넘어갈 때도 있다. 이런 날은 꼭 학교에 가도 출석을 하지 않은 것처럼 마음이 편하질 않다. 살면서 한가지 깨달은 점은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알기 전까지는 묵묵히 엉덩이로 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안으로 가는 시기인지 요즘 들어 부쩍 한문 글씨가 보이질 않고, 공부할 때마다 지난달 배웠던 글조차도 다시 외우는 나를 보며 머리가 좋지 않다고 웃어넘기기도 하지만,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좀처럼 떼지 않으려 한다. 이럴 때 보면 참 세상 살기 어렵다고 느낀다.

세상 쉬운 것만 하다 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람이 단순화될 수 있다. 단순화되는 것은 머리를 그만큼 덜 쓴다는 뜻이고, 고대부터 우리 인류가 그토록 멀리하려 했던 노화를 앞당기는 일이다. 학술지에 발표된 안티 에이징(Anti-againg) 노화 방지에 관한 연구를 보면 노화를 늦추는 길 중에 독서와 공부가 포함되어 있다.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말한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무사히 완주하고 인생의 즐거운 후반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세상 쉬운 것만 하는 것보다 때로는 힘들더라도 지식이 담긴 책을 찾고, 선인들의 지혜를 빌리는 일이 어쩌면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현명한 선택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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