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스페셜 상품과 매거진을 저렴한 가격에 받아보세요!

구독신청하기

알코올⁻프리 화장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22.03.10




 
민감한 피부가 반드시 피해야 할 블랙리스트 1순위 성분, 알코올. 그러나 화장품에 활용되는 알코올 성분에는 생각보다 많은 종류가 있고, 주의가 필요한 알코올 외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알코올 성분도 있다는 사실. ‘알코올⁻프리’ 라벨에 무조건 의존하기보다, 이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일명 ‘무(無)첨가’ 또는 ‘⁻Free’ 화장품 등 화장품 업계에서 특정 성분을 함유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피부에 해롭다는 이유로 주홍글씨가 붙은 수많은 성분이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퇴출되는 일도 다반사, 특히 그 중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성분이 바로 ‘알코올’이다.

피부를 건조하게 하거나 예민하게 하는 등 직접적인 자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수년 전부터 화장품 업계에서는 물론 일반 소비자층 사이에서도 ‘알코올⁻프리 화장품=저자극’이라는 공식이 불문율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감한 피부를 지닌 에디터 역시, 알코올 성분은 지성 피부나 여드름 피부의 전유물이라 여기며 피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적으로 배제해야 한다는 믿음에, 알코올⁻프리 라벨이 붙은 화장품을 위주로 구매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알코올⁻프리 라벨만 믿고 구입해 매일 같이 잘 쓰던 모이스처라이저의 전성분표에서 알코올이라는 세글자를 발견하고는 왠지 모를 배신감에 계속해서 사용해도 될 지 걱정이 되는 한편 화장품 제조업체에서 알코올 성분을 사용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알코올 성분은 유해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화장품에서 전성분표를 살펴보면 의외로 알코올이라는 이름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고, 심지어는 알코올⁻프리 라벨이 붙은 제품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화장품 속 알코올 성분을 무조건 배제하는 것만이 옳다고 할 수 있는 걸까?









화학적으로 알코올이란 탄화수소의 탄소원자(C)에 하이드록시기(-OH)가 수소원자(H)와 치환되어 결합된 유기 화합물의 총칭으로, 특정 한 가지 물질이 아니라 공통된 화학적 특성을 지닌 물질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는 골조 역할을 하는 탄소 원자와 이에 붙어 있는 하이드록시기의 수에 따라 구분되는데, 이를 통해 알코올의 종류와 명칭, 기능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화장품에 알코올을 첨가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대한화장품협회 화장품 표준화 성분사전을 통한 검색 결과, 알코올이라는 이름이 붙은 성분이 약 130여 건 가량 조회될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알코올이 있으며, 토너나 에멀전 등 기초 화장품을 포함해 바디 및 헤어 제품이나 향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화장품의 유형에서 기포방지제, 수렴제, 용제, 유화안정제(유화보조제), 점도감소제, 방부제 등 각기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화장품 속 알코올 성분을 단지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살균 및 소독용 에탄올의 이미지로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 실제로 화장품에 활용되는 알코올 성분은 에탄올, 변성알코올 등 단순 형태의
휘발성 알코올을 비롯해 세틸알코올과 세테아릴알코올 등 지방 알코올(Fatty alcohols) 그리고 벤질알코올과 같은 방향 알코올(Aromatic alcohols) 3가지로, 그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역할을 한다.

이중 단순 알코올 성분은 특유의 휘발성으로 피부에 닿는 즉시 액체에서 기체로 빠르게 증발해 일시적으로 시원한 청량감을 주며, 과도한 피지를 조절하고 뛰어난 항균 및 항염 효과로 여드름 피부에서 박테리아의 작용을 억제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화장품에 함유되는 유효성분을 한 데 녹여 혼합하고 안정적으로 제형화하기 위한 용매로 쓰이거나 다양한 유효성분을 피부 깊숙이 침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피부 컨디션에 따라 적합한 성분이 적절한 비율로 사용되었을 경우에 한하는 전제가 뒤따른다. 이를 장기간에 걸쳐 과도하게 사용하게 될 경우,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하고 자극원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 과민하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

한편 지방 알코올은 친유성을 띠기에 휘발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자극이 적고, 주로 크림이나 마스크 등에서 보습제나 유화제로 작용해 수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어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방향 알코올은 향료를 조합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민감한 피부에게 피부 자극이나 건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식약처 고시 현행 화장품법에는 무알콜 또는 알코올⁻프리 화장품에 대한 별도의 표시광고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화장품 업계에선 알코올⁻프리를 피부에 자극이나 건조를 유발할 수 있는 휘발성 알코올 성분, 즉 에탄올이나 변성알코올을 함유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의미로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화장품 성분 중 무(無)첨가를 표방하기 위해서는 특정 성분을 인위적으로 함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해당 성분이 원료 자체에 함유되어 있지 않고 제조 및 가공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생성되지 않아 최종 내용물에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경우에만 표시광고가 가능하는 점이다.

즉, 알코올⁻프리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화장품에 에탄올을 비롯하여 어떠한 종류의 알코올도 함유해서는 안 된다는 것. 따라서 알코올⁻프리 화장품이란 곧 ‘모든 알코올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 화장품’인 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알코올의 다양한 효능과 범용성을 고려한다면 시중의 알코올⁻프리 화장품이라는 개념은 모든 알코올류의 성분을 함유하지 않는 것처럼 비추어지기에 일반화의 오류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화장품에 사용되는 수많은 알코올 성분이 모두 동일한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무작정 유해하다고만 단정 짓거나 섣불리 배제하는 것 또한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물론 일부 휘발성 알코올 성분의 경우, 피부를 자극할 여지가 있기에 피부가 민감하다면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 하지만 적당량의 알코올 성분은 오히려 유익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에, 본인의 피부 타입 및 컨디션에 따라 전성분표에 표기된 알코올의 종류와 위치(함량)를 고려해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Do 세틸알코올 CETYL ALCOHOL
대표적인 고급 알코올 성분이자 코코넛유나 팜유 등 천연 지방을 변형하거나 인공적으로 합성하여 얻을 수 있는 지방 알코올 성분으로 탄소사슬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상온에서 왁스 같은 고체 형태로 존재한다. 피부에 적용하면 자극을 유발하지 않고 뛰어난 보습력으로 수분 손실을 방지하며 피부에 윤기를 더한다. 또한 주로 화장품의 점도를 높이는 점증제나 서로 섞이지 않는 성분 간의 혼합과 제형상의 안정화를 도와 에멀전이나 크림에 유화안정제로 사용된다.



Do 스테아릴알코올 STEARYL ALCOHOL
코코넛과 같은 야자나무에서 추출한 지방 알코올로 세틸알코올에 비해 친유성이 약간 더 강해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강력한 보습 효과를 자랑한다. 단독으로 유화력은 발휘하지 못하지만 다른 유화제를 안정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 에멀전이나 크림, 립스틱 등에 배합되어 응집 및 점성을 높이는 데 이용된다.



Do 세테아릴알코올 CETEARYL ALCOHOL
세틸알코올과 스테아릴알코올로 구성된 지방 알코올의 혼합물로, 피부의 수분을 증발시키는 휘발성 알코올과 달리 수분을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난 보습제로서 자극 없이 피부를 보호한다. 또한 유연제로서 소량으로도 높은 발림성과 풍부한 질감을 부여하며 풍성한 거품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어 계면활성제 역할을 한다. 지방알코올 성분의 경우, 건조한 피부를 비롯하여 모든 피부에 적합하지만 피지 분비가 많은 지성 또는 여드름 피부가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자칫 모공의 입구를 막아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Do 프로필렌글라이콜 PROPYLENE GLYCOL
1, 2-프로판다이올로도 널리 알려진 지방 알코올 성분이자 화장품에서 정제수 다음으로 흔하게 사용되는 수분 운반체로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하고 글리세린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나 비교적 점도가 낮아 끈적임이 없어 사용감이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박테리아와 곰팡이에 대한 방부제 기능을 하기도 한다.





Don’t 변성알코올 ALCOHOL DENAT, DENATURED ALCOHOL
변성알코올(SD 알코올)이란 섭취가 불가능하도록 에탄올(에틸알코올)이나 아이소프로필알코올에 디나토늄벤조에이트, 부틸알코올, 메틸알코올, 살리실릭애씨드 등 하나 이상의 변성제를 첨가하여 성질을 변화시킨 알코올 성분으로 특유의 휘발성으로 수렴 효과가 뛰어난 편이다.

화장품 성분으로서 변성알코올을 피부에 국소적으로 도포할 때 이상 반응을 초래하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성분이라 인정하지만, 피부가 건조하거나 예민한 일부 케이스에서 드물게 자연적인 피부의 장벽 구조를 파괴하여 수분 손실을 증가시킴으로써 장기적인 피부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Don’t 벤질알코올 BENZYL ALCOHOL
그 자체로 하이드록시기(-OH)를 가지는 휘발성 알코올로 관련 화합물인 밴조익애씨드는 카르복실기(-COOH)를 지니며, 이들은 많은 과일을 비롯해 일부 식물의 에센셜 오일에서도 자연적으로 발견된다. 벤질알코올은 주로 화장품에 향을 추가하는 착향제나 다른 성분을 용해할 때 사용되며, 미생물의 성장을 방지해 화장품의 변질이나 부패를 막는 보존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쳐 과도한 양을 사용하거나 흡입하면 피부나 점막에 자극을 가하고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며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2020년부터 국내 식약처 고시 <화장품 사용 시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에 따라, 벤질알코올을 착향제로 사용할 경우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 해당 성분의 명칭을 반드시 별도 표기해야 하며 배합한도가 지정되어 있다.




Don’t 아이소프로필알코올 ISOPROPYL ALCOHOL
빠르게 증발하는 휘발성 알코올로 기화성이 높은 편이며 미생물에 대한 강력한 살균 효과를 지녀 소독제의 주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품에서는 뛰어난 방부 효과와 증발 시 산뜻한 청량감과 차가운 쿨링감을 부여하여 사용감을 가볍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제품을 흔들었을 때 거품 발생을 줄이는 소포제로도 사용된다.

다만 기화성이 높아 피부는 물론 호흡기를 통해서도 쉽게 흡수될 수 있는 성분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되면 피부를 자극하거나 흡입 시 두통, 어지러움, 구토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공유 페이스북
  • 공유 네이버

Related Article

with STAR 뷰티앤뷰 쇼핑몰 뷰티앤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