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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규] 대나무, 삶의 길을 물어보다

2022.03.07




 
대나무에게서 배우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삶의 길.








대나무는 나무일까? 풀일까? 윤선도의 시조에서 알 수 있듯이 나무같기도 하고 풀 같기도 하다. 한자 죽(竹)은 풀 초(艸)자의 거꾸로 된 모양으로 고대 중국인들은 대나무를 나무나 풀로 여기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모든 나무나 풀 이름에 나무 목(木)나 풀 초(艸)자가 들어가지만, 대나무는 별도로 죽(竹)자를 만들었다. 식물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부름켜가 없기에 대나무는 풀에 속한다. 하지만 그 외형이 너무나 웅장하여 풀이라 부르기에 미안했던지 대에 나무를 붙여주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한삼우(歲寒三友), 논어(論語) ‘세한송백(歲寒松柏)’ 속 대나무의 의미는 고난을 만나도 절개를 굽히지 않는 군자에게 비유하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매화, 난초, 국화와 함께 우리에게 친숙한 대나무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길을 알려준다. 대나무와 함께하며 삶을 배우는 철학, 작은 상념과 함께 적어본다.






1 시절인연(時節因緣)

“대나무처럼 의연히 때를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나무의 성장 속도는 일반 나무와 비교하면 200배 정도 빠르다. 그래서 어떤 날에는 하루동안 60cm가 자라기도 한다. 이처럼 성장 속도가 빠른 이유는 수년에 걸쳐 뿌리에 영양분을 비축해 놓았다가 용솟음치듯이 한꺼번에 밀어 올라오기 때문이다. 또한, 생장점이 다른 풀이나 나무처럼 줄기 끝에 있지 않고, 각 마디마다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불교의 업설과 인과응보설에 의한 것으로 사물은 인과의 법칙에 따라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일어난다는 뜻이다. 모든 일은 때가 되어야 이루어지는 법이다.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되지 않는 시기가 있다. 요즘처럼 코로나라는 변수로 인해 우리 삶의 예측이 어려운 시기에는 9할의 노력만으로 승부를 겨루려 든다면 삶이란 트랙에서 전력 질주 후에 탈진되고 만다. 즉 대나무의 성장과 같이 곧 도래할 희망찬 미래를 꿈꾸고 오늘을 차분히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2 텅빈 충만(充滿)

대나무는 속이 비어있다. 비어있다는 뜻이 결핍의 의미로 해석되기 쉬운 요즘이다. 진정한 충만은 내려놓음과 비움에 있다는 수많은 선인의 가르침에도 우리는 하나라도 더 채워 넣으려 남들과 경쟁하고, 박탈감을 느끼며 자존감을 땅속까지 내려놓는다.
대나무처럼 마음의 공간은 항상 비어있어야 한다. 외부 자극이 내면까지 그대로 전달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진정 비어있어야만 언제든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 항상 꽉 찬 생각과 넘쳐나는 스트레를 안고서는 아무리 좋은 것을 접하고, 배우더라도 그 지식은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 어렵다.

대나무처럼 마음에 공간이 있어야 진정한 마음의 울림을 느끼며 행복을 느끼게 된다.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대나무가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땅속으로 자라나 있는 뿌리 때문이다. 진정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그 자체만으로 존중받는 의식이 뿌리 깊숙이 내려있다면 주위 사람들과 환경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3 동행(同行)

대나무는 가깝게 서 있는 것 같지만 서로의 거리를 두어 군락을 지어 자란다. 사람처럼 누군가를 찾거나 의존하려 들지 않고, 토양에 뿌리를 깊게 내린 채 자연과 호흡하며 자란다. 대나무 숲을 갈 때면 바람이 분다. 바람이 이는 사이로 소리가 들려온다. 그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소리는 어떤 군락인지에 따라 다른 소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누구와 함께 하는 지가 삶에서 어떤 빛깔의 소리를 내며 사는 지 결정되는 것이다. 같은 날 판매된 종이라도 꽃가게로 팔린 꽃에는 향기가 날 것이고, 생선가게로 팔려나간 종이는 비린내가 나게 된다. 즉 꽃과 함께 삶에서 동행할지, 생선과 동행할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다. 혹 주위를 살펴보고 나와 함께 인생을 걸어가는 사람의 향기가 어떤 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4 생장점(生長點)

대나무는 각 마디마다 생장점이 있기에 멈추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다. 대나무의 마디마다 생장점이 있듯이 우리 인생에도 각 시절에 맞는 생장점이 반드시 있다. 유년기에서는 유년기에 맞게 살아야 하고, 노년기에는 그에 걸맞은 삶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어제가 힘들었다고 해서 내일도 힘들 거라는 불안은 버려야 한다. 다만 그 시간에 걸맞게 안분지족하고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약 오늘이 불만족스러운 하루였다면 다시 리셋(Reset)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오늘의 작은 결심이 대나무의 생장점처럼 새로운 미래를 키우는 시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만을 후회하여 살 필요도 없고, 내일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오늘 내가 뿌리는 씨앗이 바로 행복의 시작이고 생장을 꿈꾸는 토양이 될 것이다. 무엇을 뿌리고 생장을 기다릴 지는 바로 우리의 몫이다.

대나무. 60년에서 120년마다 꽃이 핀다. 일생에 한 번 보기도 힘들다 하여 일명 신비의 꽃으로도 불린다. 우리 인생도 대나무처럼 꽃 피는 그 날은 반드시 도래한다. 그러기 위해 초조함이나 우울함 대신, 대나무와 같이 오늘을 비우고, 누구와 함께 하는 지, 그리고 오늘을 리셋하며 나를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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