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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수] 한방 피부관리와 한방 미용제

2020.03.06





 
조선시대 규합총서에 기록된 자료를 토대로 외용제로서 한방 피부관리와 그 소재들의 쓰임새를 알아보자.










조선시대는 폐쇄적이고 고지식한 면이 많은 문화이기도 했지만 화장문화는 상당히 발달했다. 어떤 문헌에서는 사대부 대감이 자신의 부인에게 화장을 진하게 하는 것을 질책하는 내용이 나올 만큼 미용법이 발달한 시대였다. 조선후기에는 여성뿐 아니라 양반의 수가 많아 짐에 따라 남성들조차도 하얗고 뽀얀 얼굴을 선호하여 얼굴을 많이 가꾸었다고 한다.

한방 피부관리란 한약재를 응용하여 피부와 인체의 생리기능을 조절함으로써 노화과정을 완화하는 것으로, 약용식물 피부관리와 구분 된다. 약용식물 피부관리는 한약재 또는 식물들의 약리작용 등을 연구하여 각각 효능에 맞는 소재를 선택, 사용하는 서양의 의과학적인 내용을 기초로 하고 있다.

한방 피부관리는 의과학적인 기전보다는 고전의 경험을 기초로 한의학의 진단법인 ‘변증’ 체계에 의거, 몸과 피부의 전반적인 상태를 변증하여 한약재를 선별, 관리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한방 미용제는 외용제와 내복약으로 분류되는데 내복약은 탕약과 환약, 가루약 등이 있고, 외용제로는 한약재를 분말로 만들어 사용하는 분세수(약재가루를 물이나 용액에 개어 얼굴에 문지르는 것으로 현재의 한방팩과 비슷함), 한약재를 뜨거운 물에 우려내거나 살짝 끓인 수액, 약재를 진하게 고아서 추출한 진액(고), 그리고 약재의 기름성분을 추출한 유액으로 나뉜다.

조선시대 규합총서에 기록되어 있는 여러 내용들과 필자가 모은 자료를 토대로 외용제로서 한방피부관리, 또는 한방피부치료의 소재들과 쓰임새를 알아보려 한다.





규합총서에 따르면 창포와 녹두를 가루 내어 물에 혼합한 것을 세안과 목욕 또는 머리를 감는데 사용하였다. 창포와 녹두를 혼합한 가루를 비루(飛날릴비 陋더러울루)라고 불렀고, 현대의 비누의 어원이 되었다.

현재는 계면활성제를 비누라고 부르고 있는데, 비루(飛陋)는 계면활성제처럼 물과 기름을 잘 엉키게 하는 효과가 있어 실제로 머리를 감아보면 아주 깨끗하게 머리가 감긴다. 그리고 일반 계면활성제는 대체로 알칼리성을 띄어 약간 건조함을 주는데 비해 비루는 약산성으로 세안과 목욕을 해보면 피부 결이 확연히 부드러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궁중의 여인들은 세안 후 얼굴을 다시 미안수로 씻어냈는데 이때 수세미와 오이, 복숭아 잎과 당귀를 우린 물로 세안을 했다. 수세미나 오이는 성질이 차서 열이 많거나 갱년기 붉어진 얼굴에 효능을 주고 복숭아 잎이나 당귀는 성질이 따뜻해서, 차고 혈액순환이 안되는 창백한 얼굴에 사용했다고 한다.





한방약재 중 피부관리를 위한 최고의 약재를 꼽으라면 필자는 단연 유근피(느릅나무 뿌리껍질)을 꼽는다. 인산 김일훈 선생의 『신약본초』에 의하면 유근피를 모든 종창(염증)의 성약이라 하였으며 조선의 3대 명약으로 꼽았다.

느릅나무를 다른 말로 ‘코나무’라고 불렀는데 물에 담가 놓고 4~6시간 정도 있으면 물을 빨아들였다가 사람의 콧물과 같은 맑은 점액을 분비하여 이렇게 불렸다. 그리고 이 점액을 복용하면 위염, 장염, 기관지염, 축농증 등에 효능이 뛰어나 천연 항생제로 불린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느릅나무는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쓰여 있다. 차처럼 끓여 마시면 특히 기관지염이나 폐렴 뿐 아니라 폐암이나 위암을 치료했다는 기록도 있다. 상처나 염증이 난 피부 부위에 이 점액을 바르면 빠르게 가라 앉는 효과가 있으며 염증뿐 아니라 아토피나 건선과 같은 열성 질환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기미나 여드름에도 효과가 있는데 전체적으로 유근피 진액을 얼굴과 몸 전신에 바르면 피부질환 및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피부과 병원에서 얼굴에 레이저나 박피술과 같은 심한 자극 후에도 진정작용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하나는 미안수로서 회향나무와 초피나무 수액이다. 초피나무는 울타리 나무라고도 불렸는데 옛날에 집을 지을 때 집 둘레에 담장으로 심거나 회향나무 1~2그루가 마당에 있으면 그 집엔 모기와 같은 벌레들이나 뱀과 같은 파충류들이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초피나무나 회향나무에는 안식향이 들어있어 수면을 깊게 해주고 근육 이완 및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어 고되게 일하고 난 후 깊은 수면과 휴식을 취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초피나무는 열이 많은 사람이, 회향나무는 찬 사람이 쓰면 좋다. 이 두가지 재료를 섞어 쓰면 훨씬 향이 좋아지고 효능도 배가되어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명약이 된다. 필자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초피와 회향나무 수액을 우려 토너처럼 사용하는 것을 권하는데, 사용하는 사람들이 밤에는 깊은 잠을 자게 되어 피부가 좋아지고 여름, 가을의 경우 산에 가도 벌레나 모기들이 달려들지 않아 좋았다고 한다.





피부과 병원이나 피부관리실에 박피를 위한 소재가 있듯이 한방에서도 부작용이 없는 훌륭한 박피소재가 있다. 하나는 귀갑(거북이 등껍질)과 별갑(자라 등껍질)이고 다른 하나는 살구와 복숭아 속씨이다.

피부관리실 등에서는 주로 해조칼슘(조개껍질분말)을 사용하는데 이는 분말 구조가 날카로워 박피 효과는 뛰어나지만 사용 후 심한 상처감과 열감을 줄 수 있다.

거북이와 자라의 등껍질 칼슘은 분말구조가 대체로 육각의 형태이며 스크럽을 해보면 상처감없이 각질들이 깨끗이 잘 제거된다. 귀갑과 별갑은 복용 시에도 그 귀경(歸經)이 간과 신장에 작용하여 뼈를 튼튼하게 한다. 또한 미백에도 효과가 있는데 얼굴에 분말로 직접 사용해도 기미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살구와 복숭아 속씨의 주성분은 아미그랄린으로 비타민 B17로 불리며, 한방에서 미용약재로 쓰인다. 특별히 이 소재로 얼굴에 분세수(얼굴에 문지름)를 하면 각질이나 죽은 살을 쉽게 떼어내는데 효과가 있다는 기록이 있다.

기존 해조칼슘분말을 크림에 섞어 얼굴에 문지르듯 귀갑, 별갑 분말을 살구 복숭아 속씨를 짠 오일(유액)에 섞어 스크럽(분세수)을 하면 기미나 주근깨가 있는 각질들이 아프지 않고 심한 자극 없이 잘 떨어진다.









각질제거 외에도 미백에 효능이 뛰어난 한방연고가 있다. 바로 구백연고(진액)이다. 구백연고는 이름에 모두 ‘백’자가 들어가는 아홉 가지 한약재이다.

누에가 백강균에 감염되어 죽은 백강잠, 흰 함박꽃뿌리인 백작약, 그리고 소나무 뿌리에서 기생하는 백복령, 서시가 옥용산에 사용했던 백정향, 그 외 백부자, 백출, 백지, 백급, 백렴 등으로 이들 아홉 가지 재료를 주정에 한달을 담갔다가 약재들을 건져내고 추출된 용액을 끓여서 진하게 고아내면 이를 구백연고라고 한다. 밤에 자기 전 구백연고를 기미나 주근깨가 있는 부위에 얇게 펴 바르고 아침에 일어나 씻어내면 기미나 주근깨가 상당히 옅어진다.




전통적인 한방피부관리는 현대의 화장품의 구조와는 상당히 다르지만 계면활성제나 방부제와 같은 이화학적 소재가 없는 것이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으며 전통적인 한방 피부관리라는 색다른 프로그램으로도 활용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호엔 얼굴에 사용하는 한방 영양크림과 조선시대 가장 많이 사용된 분세수(한방팩)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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