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여드름은 개인적 차원에서 다양한 내외부적 원인에 의해 기인하며, 과도한 피지 분비와 그에 따른 모낭의 과각화, 이를 양분으로 서식하는 아크네 균(Cutibacterium acnes*; C. acne)의 염증 반응으로 유도되는 일련의 생리적 메커니즘에 따라 형성된다. 여러 갈림길에 놓여 있어도 답은 하나로 정해진 사다리 타기에 빗대어 볼 수 있듯, 여드름이 진행되는 메커니즘은 결국 신체 내부적인 컨디션과 외부 생활 환경 요소가 상호 결합함으로써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즉, 여드름이 발생하는 내부적인 트리거 중 호르몬 수준과는 별개로 각 조직 및 기관의 건강 상태를 포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여드름은 유기적인 균형 체계를 이루고 있는 이들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함으로써 가시적으로 표현되는 일종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는 것. 이에 여드름 관리 시, 단순 방법론적 차원에서 나아가 내부적인 기관의 특정 기능을 매개하는 잠재적 요인으로서, 영양학적 고찰이 다시금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큐티박테리움 아크니스(Cutibacterium acnes): 2016년 이후, 기존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니스(Propionibacterium acnes)라는 학명이 새로운 분류에 따라 Cutibacterium 속으로 분류되고 있다.
각종 영양소와 노폐물을 통한 체내 대사 체계의 이상으로 인한 여드름 발생
여드름이 유발되거나 심화되는 양상이 내부 기관의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시각을 바탕으로, 피부 조직과 간이 기능적으로 상호작용함으로써 여드름과 같은 염증 상태를 증가시키는 데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수 있다.
간은 우리 몸 속에서 소화 및 호흡 과정 등 대사활동 상에서 발생하는 영양소뿐만 아니라 각종 노폐물과 독소, 자극 물질 등을 적절하게 저장 및 처리하는 주요 기관으로, 면역 체계를 유지하는 등 체내 전반적인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문제는 이러한 기능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면, 이를 대체하기 위해 각종 노폐물과 대사물질 등이 혈류 및 림프를 타고 각 조직으로 도달함으로써 대사의 불균형을 야기, 각종 시스템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
특히 간은 피지 및 호르몬 합성에 활용되는 체내 콜레스테롤(Cholesterol) 및 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s)와 같은 지방산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각종 노폐물과 자극 요인들이 적절하게 필터링 되지 못하고 혈류를 통해 피부 조직을 향해 방출되게 되면 피지 생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 이로써 모공이 막히고 박테리아가 쉽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여드름 발생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연쇄상 구균 박테리아(Streptococcus)의 활성화를 야기, 이는 림프계를 통해 표피층으로 이동하여 특유의 화학적 감수성을 확대 유도함으로써 여드름과 같은 염증 반응을 이끌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에스트로겐, 코티솔 등과 같은 호르몬 분해 및 대사 조절 작용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여드름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번외로 중증도 여드름 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경구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 항생 제제의 경우, 이를 과다 복용할 시 간에 대한 데미지를 유발, 역으로 여드름의 상태를 악화(Acne Flare)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임상적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영양소의 체내 흡수율 감소 및 장내 미생물 군의 수준 저하로 인한 여드름 발생
장내 미생물 수준이 신체 전반에 걸쳐 생리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익히 알려진 바. 특유의 연동 운동을 통해 음식물이 흡수되고 외부로 빠져나가는 통로 역할을 함과 동시에 수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상호 균형을 이루며 서식하고 있는 생태 환경이자, 면역 세포에 의해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여 면역 반응을 수행하는 장의 역할이 꾸준히 강조되어 왔기 때문.
여드름 발생과 관련하여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의 기능은 유익균과 유해균으로 나누어지는 개체 환경에 의한 면역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 연구에 의하면, 대개 피부 미생물군의 밀도와 유형은 개인마다, 부위별로 각기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장내 생태계 대사산물이 장과 뇌를 축으로 하는 신호전달경로를 통해 피부에 직접적으로 연결, 이후 면역 반응을 조절함으로써 염증성 활성물질인 IL-6의 수준을 감소시켜 전반적인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뇌의 신경 반응이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와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등과 같은 장내 유익한 미생물 수준의 변화를 야기, 장 점막을 통해 혈류로 들어가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 염증 상태에 기여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장내 미생물 환경은 장과 뇌를 일련의 축으로 삼아 여드름과 같은 피부 반응을 유도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특히 유제품, 정제 탄수화물, 포화지방 등 식단을 주로 하는 경우, 장내 미생물 군의 수준을 저하시키고 영양소 유래 대사신호를 활성화시켜 염증성 피부 반응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다각적 차원의 관리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고 있다.
번외로 바다 수영 등을 통해 피부가 해수에 노출되고 난 후, 피부 표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구성과 다양성(Diversity)이 변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밝혀지기도. 최근 미국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of Microbiology)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다에서의 빈번한 수영은 피부 표면에서 기존 미생물 수준의 변화를 야기함으로써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염증 반응에 취약(Vulnerable)해지도록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위산 수준이 생리적 흡수 과정 및 생화학적 방어 시스템을 약화시켜 여드름 유발
장 건강의 맥락에서 위 내부 pH의 불균형에 의한 낮은 위산 수준은 여드름 발생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위는 식도를 통해 들어온 음식물이 장으로 이동하기 전, 위산, 소화효소 등을 포함한 위액을 분비함으로써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등 특정 영양소의 소화 활성 및 분해 작용을 도와주는 곳으로, 이중 낮은 위산 수준으로 인해 영양소의 생리적 흡수 과정을 방해하여 장기적으로 또다른 조직 기능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불충분한 위산은 유해 박테리아로부터 보호하는 특유의 생화학적 방어 시스템을 약화시켜 여드름과 로사시아 등과 같은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여드름 발생과 관련하여 피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장 건강의 기능적 장애를 야기하여, 피부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References 1. Acne vulgaris, probiotics and the gut-brain-skin axis┃Whitney P Bowe
2. Is a toxic liver the real cause of acne?┃Supernatural Acne Treatment
3. Linking diet to acne metabolomics, inflammation, and comedogenesis: an update┃Melnik BC
4. Acne: The Role of Medical Nutrition Therapy┃Jennifer Burris
5. The Link Between Low Stomach Acid, Skin and Acne┃Wise Roots
6. Is Low Stomach Acid the Cause of Your Acne?┃The Body Department
7. The effect of probiotics on immune regulation, acne, and photoaging┃Mary-Margaret Kober
8. Potential Role of the Microbiome in Acne: A Comprehensive Review┃Young Bok Lee
9. How Your Gut Health Impacts Hormonal Acne┃Aaptiv
10. Ocean swimming alters skin microbiome, increasing vulnerability to infection┃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
